이름부터 마음에 들었던 마마경양식 가게!
간혹 이 동네에 왜 이런 공간이 있지 싶은 곳들이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인데 맛집들이 모여있고, 카페거리가 있고 또 나만 몰랐던 곳이었는지 사람들이 몰려있고 대기까지 발생하는 그런 곳 말이다. 오늘 소개할 곳 위치가 약간 그런 느낌이다. 물론 내가 경기도 일산, 고양 이 쪽을 잘 모르긴 한다. 간다고 하더라도 맨날 가봤던 곳들만 가봤기 때문에 정말 여기서 거주해야 알 수 있는 동네 맛집 이런 곳은 전혀 모른다. 이 동네에 사는 친구가 있던 것도 아니고. 근데 최근에 이 근처에 갈 일이 많아졌다. 나에겐 나름 다른 지역으로 건너가는 일이기 때문에 매번 똑같은 곳만 갈 수 없었고 갈 때마다 새로운 곳들을 가고 싶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여기 충분히 그럴만한 장소가 많았다. 산책하기도 좋고 식사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인프라가 괜찮더라. 물론 걸어서 다니기엔 힘들고 차가 있어야 했지만!
그래도 오래 운전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차가 막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뭐 힘들다거나 불편하다거나 그런 부분은 느끼지 못했다. 도로도 잘 되어있고. 아무튼 이날 역시 여기 마마경양식이라는 가게를 방문하면서 이쪽은 처음 와봤다. 근데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길래 그냥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나 싶었는데 여기 카페나 식당들이 많더라. 근데 그 카페 안에 사람들도 많고 중국집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꽉 차 있고 그렇더라. 그 모습을 보고 중식을 먹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래도 나름 먼 곳 왔는데 중식보다는 다른 것을 먹어보자 싶어서 여기에 왔다. 여기의 경우 이미 입소문이 어느 정도 난 곳이었는지 대기가 있었다. 그래도 대기 걸어두고 그 대기인원 모두가 그 식당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일단 번호를 걸어두었다. 앞에 7팀 정도가 있었는데 막상 한 2~3팀 정도만 들어오고 반은 다른 곳으로 간 것 같았다. 그래서 30분 정도만 기다리고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일단 성인 기준 1인 1메뉴를 주문해야 한다고 한다. 근데 대기까지 한 마당에 메뉴 하나만 주문해서 나눠 먹을 일은 없겠다. 뭔가 기다린 만큼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강해서인지 평소보다 더 많이 시키게 되더라. 아니면 손님이 많은 만큼 맛집이라 생각해서 더 많이 주문하는 것일 수도 있겠고. 그렇게 주문을 했고 식전 빵과 스프가 제공되었다. 솔직히 이게 나오는 줄 몰랐는데 나와서 뭔가 시작이 기분 좋았다. 그리고 내 체질에 대해 안 뒤로 차가운 음식은 가급적 안 먹으려고 피하는 편이다. 만약에 먹는다고 하더라도 바로 차가운 것을 먹어 속을 놀래키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것이나 부담이 안 가는 것으로 달래주려고 하고 있다. 근데 이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더 소화가 잘 되는 느낌이랄까? 물론 먹는 양을 조절하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따뜻한 스프에 후추 톡톡 뿌려서 빵이랑 함께 먹었다. 예상한 맛 그대로이지만 솔직히 맛있었다.
스프를 스프만 먹는 것이 아니라 빵을 함께 찍어 먹었다. 따로 저거 이름을 뭐라고 하지. 발사믹소스인가 아무튼 그게 나오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스프와 함께 먹는 것이 더 촉촉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이상하게 스프를 좀 많이 좋아한다. 단순 따뜻한 것을 먹기 위해서라기보단 맛있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뷔페 같은 곳을 가도 식전에 먹고 시작하려 하는 편이다. 이날 마마경양식에서 주문한 메뉴는, 이 가게를 방문한 이유는 마마돈까스라는 경양식 돈까스 하나와 치즈 돈까스 하나, 그리고 라구파스타 하나를 주문했다. 솔직히 메뉴 세 개 시켜서 너무 많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형이 여기 양이 그렇게 많이 안 나오는 편이라고 세 개 시켜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나랑 오기 전에 한번 와봤었나 보다. 근데 막 자기 기억엔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고 했는데 입맛은 상대적이니까,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나의 경우 여기 괜찮았다. 막 엄청 맛있다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무난하게 방문할 수 있는 가게들보단 조금 레벨이 높다 느낄 정도? 내 주제에 뭔 평가라고 하지만 그냥 내 생각이니까.
다만 아쉬운 것이 하나 있었다. 주방은 오픈형이 아니라 안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계시는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근데 메뉴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여기 웨이팅까지 있는데 주문을 하고 메인 메뉴가 나오기까지 시간도 긴 편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식사 시간이 꽤나 길어졌다. 원래 후딱 먹고 후딱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선 그러기가 힘들겠다. 물론 메뉴만 나오면 먹는 것은 개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알아서 먹고 나오면 되는데 메뉴 자체가 좀 늦게 나오니까. 근데 여기 사장님도 메뉴가 준비되는대로 바로바로 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름 시간 차이 없이 한 번에 나올 수 있도록 그런 것을 생각하고 조리를 하시는 것 같았다. 가장 먼저 경양식 돈가스가 나와서 이것부터 먹어야겠다 싶어서 썰고 있는데 바로 치즈돈까스가 나왔다. 그렇게 한입 먹고 있으니 라구파스타가 나왔고. 그래서 나름 동시에 주문한 메뉴 모두를 즐길 수 있었다.
솔직히 치즈 돈까스를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어디서 먹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돈까스 자체와 치즈는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그 순간 확고해졌고 그래서 그 뒤로 치즈 돈까스를 잘 시켜 먹지 않았다. 근데 그 제주도 연돈도 메인이 이 치즈니까, 정말 내가 그때 판단이 틀렸나? 분명히 두 조합은 안 어울렸는데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번 그런 고정관념이 생기니 주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그럴 때면 오히려 바삭바삭하고 살 두툼하게 부드러운 다른 메뉴들을 찾게 되었다. 실제로 만족스럽기도 했고. 근데 이날은 같이 온 형이 치즈 돈까스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말했고 그렇게 경양식은 기본으로 깔고 각자 먹고 싶은 것 하나씩 주문하자고 해서 난 라구파스타를 택한 것이었다. 근데 솔직히 이날 여기 마마경양식 치돈 맛 괜찮았다. 치즈 부드럽고 뭔가 식감도 너무 괜찮고 먹는 재미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합이 좋았다.
일단 경양식 돈까스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것처럼 맛도 깔끔하고 심플하다. 그냥 음식 본연의 맛을 나타냈다고 보면 되겠다. 튀기고 소스 뿌리고! 바삭바삭한 것이 매력 포인트인데 그 부분 잘 살려내었고 군더더기 없이 맛있었다. 요즘은 막 화려한 맛보다 이런 심플한 맛들이 좋다. 조금 담겨왔지만 밥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수제 라구소스와 모짜렐라 치즈가 더해진 매콤, 달콤한 미트 토마토 파스타 라구 파스타의 경우에도 일단 생각보다 양이 많아 놀랐다. 여기 분명히 양 많지 않다고 했는데 파스타는 면 양이 상당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다 먹나 싶었는데 맛있다 보니 또 어찌어찌 다 먹게 되더라. 맛 괜찮았다. 매콤한 베이스라기보단 달달함 쪽에 가까웠지만 물리지도 않고 감칠맛 잘 살려서 계속해서 먹게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맛이 괜찮다 느꼈고 대기 시간부터해서 메뉴가 나오기까지의 기다림은 잊혀진 순간이었다.
요즘 또 이상하게 꽂혀가는 음식 중 하나가 파스타다. 면을 좋아하게 된 것인지 라면도 꽤나 자주 먹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다. 면 식감을 따로 즐기는 편도 아닌데 그냥 호로록 먹는게 즐거운 것인가. 아니면 최근에 자주 안 먹어서 먹고 싶은 건가? 아무튼 그렇다. 그래서 내일 저녁도 파스타를 먹을지 말지 고민 중에 있다. 다만 파스타의 경우 은근 실력이 나뉘는 메뉴 중 하나라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 가게나 가기보단 가격이 조금 있더라도 괜찮은 곳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만 그런 곳이라면 오늘 소개한 여기 마마경양식 가게처럼 양이 어느 정도 있었으면 좋겠고. 실제로 이 가게의 경우 이름부터 조금 마음에 들었다. 요즘 경양식 자체를 타이틀로 내건 가게들이 많이 없다 보니 오랜만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오게 된 식당에서 실제로 맛있게 음식을 잘 먹었다. 가격 자체도 비싸거나 저렴하지 않은 그 중간선이어서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괜찮은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