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 많고 딱 전문가 느낌 나는 황씨네 부산 밀면
친구가 살고 있는 김해에 놀러 갔을 때 다른 것은 다 너 마음대로 하고 딱 세 군데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거기는 무조건 가자고 했었다. 그래서 친구가 어디냐고 물었고 내가 리스트를 전달해주었다. 그중 두 곳을 오늘 소개해볼까 한다. 하나는 먹거리고 하나는 카페다. 근데 카페의 경우 그냥 여기 근처가 기장 카페거리처럼 되어있어서 그냥 아무 곳이나 가도 바다뷰가 있어서 딱히 알아볼 필요는 없겠다. 우리도 그냥 차를 타고 지나가다 세운 뒤에 들어갔다. 애초에 그래서 사진도 잘 안 찍었고. 나의 경우 맛집은 무조건 남기는 만큼 먹으러 가자고 한 곳은 사진을 열심히 찍었고 오늘 소개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 가격이 너무 착하고 맛도 괜찮아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물론 위치가 좀 아쉬웠지만!
밀면 전문으로 판매하는 황씨네라는 곳이 내가 꼭 가고 싶었던 곳이다. 부산이 이 음식으로 유명한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나 역시 그래서 이번에 꼭 먹어보고 싶었다. 평소에 여러 번 갔었는데 딱히 어딜 찾아가 먹은 기억이 나지 않아 이번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딱 메모장에 가보고 싶었던 가게 리스트에 여기가 보였고 이렇게 와봤다. 오기 전까지 친구는 여기서 몇 년을 살았으니, 거기가 도대체 어디냐고 처음 들어본다고 그냥 자기가 아는 곳을 가자고 했다. 나 역시 친구 말을 믿고 간 곳이 더 맛있었기에 고민을 했는데 혹시나 해서 와봤다. 분명히 여기 현지인 맛집이라고 소개를 받았던 곳이니 말이다. 그렇게 근처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와봤는데 정말 심플하게 단일 메뉴만 판매하고 있었고 테이블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우리가 첫 손님은 아니겠지만 딱 도착했을 당시에 테이블은 우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슬슬 차기 시작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메뉴 심플한 곳이 좋다. 메뉴 고민할 필요도 없고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말일 테니까 말이다. 딱 이 메뉴판을 보고 잘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근처에 주차를 할 곳이 마땅치 않고 위치는 확실히 관광객들이 오기 애매하다. 그래서 여길 알려준 친구가 현지인들만 가는 곳이라 소개를 해줬나 보다. 일단 그냥 기본 두 개와 비빔 하나 이렇게 주문했다. 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곱빼기라든가 다른 것들을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애초에 여길 올 때도 배를 채운다기보단 면 요리니까 먹을 것들 다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왔기 때문에 괜찮았다. 근데 여기서 반전이 있었는데 양이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한그릇에 5천원 혹은 그보다도 덜 들어가는 금액인데 양이 상당했다. 그럼 곱빼기는 얼마나 면이 많다는 것이지?
진짜 지금 사진을 봐도 군침이 돈다. 솔직히 먹을 당시에는 그렇게 맛있다 느끼지 못했다. 부산 밀면 전문가인 친구에게도 어떠냐고 물어보니 그냥 딱 원래 이 맛이라고 말해주었다. 이 친구는 애초에 여길 올 때도 이 음식 자체가 그냥 어딜 가든 그 맛이라고 해주었다. 그래서 여기서 먹어보니 확실히 상상하던 그 맛이라고 말해주었다. 다만 가격은 확실히 착한 것은 맞다고. 나는 밀면 자체를 그렇게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냉면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 칼국수 같은 것도 아니고. 면발도 신기하고 육수 베이스도 신기하고. 뭔가 새콤달콤은 아닌데 그 특유의 맛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근데 이게 먹을 당시보다 뒤에가 맛이 더 다가온다. 자꾸 당긴다고 표현하면 맞으려나. 그리고 감칠맛이 확실히 살아있다.
그리고 고기도 이렇게 실하게 들어있었는데 아무래도 면발이 많다 보니 배가 차는 기분이 확실히 들었다. 잘 먹는 친구는 겨우겨우 한그릇을 다 먹었지만 나는 좀 남길 수밖에 없었다. 가격이 5천원도 안 하는데 왜 이렇게 양이 많은지. 그렇다고 하여 뭐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고명부터해서 이것저것 잘 들어가 있고 냉동 육수 잘 나오고 깔끔하고 그렇다. 무엇보다 면발 찰기가 정말 좋다. 입 안에 넣고 씹으면 탱글탱글 찰기가 살아있어 좋았다. 여기 정말 동네에 있으면 정말 자주 찾아올만한 그런 맛집이 내 기준엔 맞았다. 물론 나처럼 멀리서 찾아올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그냥 근처에 있으면 가볼 만한 정도랄까? 친구 말로는 애초에 이 음식 자체가 뭔가 다르기가 힘들다고 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그래도 맛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가성비도 좋고!
그렇게 황씨네 가게에서의 식사를 끝내고 두 번째 와보고 싶었던 코스인 기장 카페에 도착했다. 앞서 말했듯이 카페를 찾아서 온 것은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길에 괜찮아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솔직히 카페 음료나 디저트 맛은 잘 모르겠고 그냥 여긴 뷰가 전부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가만히 앉아 쉬고 있으면 스트레스도 날라가고 근심 걱정도 해소되고 그런다. 멍 때리기 딱 좋은 장소랄까? 예전엔 뷰든 뭐든 관심 없고 그냥 그 장소가 주는 본질적인 것들만 중요했는데 이젠 호캉스를 가든 어딜 가든 뷰를 중요시하고 있다. 그만큼 돈도 따라가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좋은 곳을 갈 때에는 최대한 그 장소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시간을 비워두는 편이다. 아무래도 저렴하진 않다 보니! 그런데 여기선 카페 값만 지불하면 되니까 상대적으로 괜찮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람이 꽤나 많았는데 장소가 넓다 보니 한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정말 이 시간들이 좋았는데. 다음 달에 또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