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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처럼 차가웠던 지리산 중산리 계곡과 글램핑

디프_ 2021. 7. 18. 11:22

무더운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는 생각보다 일찍 끝나고 폭염이 온다고 한다. 날씨야 항상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맞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지금 상태로 봐서는 더위가 꽤나 이어질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면 벌써 7월 중순이기 때문에 곧 한여름인 8월이 다가오기도 해서 이 더위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 느낌이랄까. 9월이 오면 또 서서히 가을이 다가오니까 말이다. 그래서 더위가 생각보다 길게 남긴 했지만 또 길게 이어질 것 같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더운 것은 사실이니까, 오늘은 무더위를 좀 날려 보낼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이 있는 포스팅을 공유하고자 한다. 매우 좋은 시간이었고 실제로 행복하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룰 수 있어 좋았다. 친구랑 추억을 쌓기도 했고! 장단점이 있긴 했지만 장소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 신기한 경험도 하고 그랬던 곳이다. 멀어서 자주 가진 못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으며 가족 단위로 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얼음물처럼 차가웠던 장소는 지리산 중산리 계곡이고 거기서 하루 동안 놀면서 계곡과 숙소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어 하루 신나게 보낼 수 있게 해 준 장소는 지리산 리조트 글램핑 캠핑장이다. 이름이 정말 이거니 그대로 검색해보면 내가 묵은 숙소가 나오겠다. 막 다른 네이밍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여기가 맞나 싶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것 같긴 한데 이름이 이러니까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위까지 올라와 주차할 수 있었고 여기서부터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됐다. 계곡도 여러 군데가 소개되고 있었는데 그냥 숙소 바로 옆에 있는 곳으로 가는 게 편했다. 젖은 상태로 차를 타 다시 돌아오기도 그렇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 봤는데 딱히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길도 어렵고 물살도 너무 세고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 사람들이 적당히 몰리는 이유가 있다. 우린 그런 곳을 가면 된다. 괜히 여름철 이런 곳에서 놀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너무 위험한 곳은 피하기로 하자. 구명조끼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긴 바다가 아니라서 항시 어떤 위험이 다가올지 모르는 곳이다. 최대한 안전요원이 보이는 곳에서 있는 것이 좋겠다.

갑자기 예전 수영장에 다녔던 때가 생각난다. 수심이 1.8m로 깊은 곳이었는데 내 키에는 괜찮았다. 하다 못해 점프를 할 수 있어서 내가 빠질만한 곳은 아니었다. 근데 다이빙을 하다가 물안경이 벗겨졌다. 개인적으로 물 안에서 눈을 못 뜨는 편이다. 그래서 허우적 대고 있다가 그냥 자유 수영을 해서 좀 발이 닿는 곳으로 나오려고 했다. 근데 눈을 감고 수영을 하다 보니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강사님이 나에게 다가와서 괜찮냐고 여쭤봤다. 저 멀리서 내가 빠진 줄 알고 다가오신 것이었다. 분명히 호루라기 소리를 내면서 오셨을 텐데 난 듣지 못했다. 갑자기 시선이 느껴지고 좀 민망하고 그랬다. 빠진 것은 아니었는데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심 물 안에서 눈 뜨는 것을 배워야 하나 싶었다. 근데 그게 연습이 되는 건가? 아무튼 갑자기 물 이야기하다가 저때가 생각났다. 지금도 민망해서 종종 생각이 나곤 한다.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아무튼 내가 묵은 글램핑 캠핑장의 경우 시설이 막 좋다고 볼 순 없다. 근데 이렇게 산속에서 자연과 함께 있는 것치고 위생도 잘 관리되고 있었고 물도 잘 나오고 에어컨도 빵빵하고 기타 시설은 잘 구비되어 있었다. 물론 그만큼 가격이 나가기도 했다. 단순 방 상태만 보자면 이 가격이면 안 되겠지만 지리적인 위치나 희소성을 고려해야 하니까! 

그만큼 이색적인 부분이 있기도 했다. 야외 바베큐도 좋았고 tv는 딱히 보지 않았지만 여름철 얼음물에서 놀고 왔다고 하더라도 씻고 난 뒤에 습하기도 하고 더운데 에어컨과 난방을 적절히 잘 조화시켜서 습한 기운을 없앨 수 있었다. 태어나서 지리산 자체를 처음 와보는데 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이라 생각한다. 여기 역시 단독 화장실로 예약을 했고 그 장점을 톡톡히 누렸다. 공용 화장실로 오가기엔 너무 덥고 불편하고 씻고 난 뒤에 바로 찝찝해질 것 같았다. 방 한 개 기준 4명이서 머무를 수 있었는데 2인용으로도 충분히 괜찮았다. 4명까지도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근데 최대 6인이었는데 그건 너무 비좁을 것 같은 느낌! 아 그리고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것도 은근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계곡물이 엄청 차갑기 때문에 씻을 때도 차가운 물만 나온다면 자칫하다가 감기가 걸릴 수 있다. 근데 뜨거운 물이 나오니 몸을 뜨끈뜨끈하게 녹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차가웠다 뜨거웠다, 뜨거웠다 차가웠다 하는 조합이 은근 매력적이다. 글램핑의 매력은 호텔과 다르게 자연의 소리와 더 가깝다는 것인데 각종 소리도 들려오고 뭔가 힐링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적당히 햇살도 들어오고 말이다.

아 그리고 밤에는 야외 바베큐를 즐겼는데 이거 정말 아이디어를 잘 짜야한다. 우리 사방에서 몰려드는 각종 벌레들 때문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중엔 결국 방 안으로 피신을 했다. 근데 다른 방에서 머무르는 사람들은 정말 야외에서 행복하게 시간을 잘 즐기고 계셨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밖에서 불을 켜고 안에서 머물러 시간을 즐기고 계신 것이었다. 저런 꿀팁을 왜 몰랐지? 친구랑 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지라 그냥 고기를 다 굽고 방 안으로 들어가 2차를 즐겼다. 그래도 야외에 놀러 온 만큼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뭐 실내도 나쁘지 않았다. 이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야외 바베큐의 경우 불빛을 내가 식사하는 곳과 다른 곳에 두는 것을 꼭 잊지 말도록 하자! 아 그리고 숙소에서 구명조끼도 무료 대여가 가능하여 미리 준비할 필욘 없었다. 튜브까지도 괜찮았다. 미리 전화로 확인한 내용이라 큰 걱정 없이 왔던 것 같다. 그래서 놀러 가신다고 이것저것 다 준비하시지 말고 미리 예약한 숙소에 물어보도록 하자. 오히려 짐이 너무 많으면 챙기는 것도 일이다. 

 

그렇게 짐 정리도 하고 좀 쉬고 나갈 준비를 다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지리산 중산리 계곡! 들어가기 전까지 여기가 그렇게 차가운 줄 몰랐다. 와 근데 너무 차갑더라. 착각한 것이 밖이 더우면 물 안도 따뜻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근데 이게 고인물도 아니고 저 위에서부터 게속해서 내려오는 것이니 바깥 온도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진짜 얼음물처럼 차가우니 막 맨몸 상태로 다이빙은 절대 안 되고 몸을 먼저 풀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물론 몸이 풀려도 다이빙은 안된다. 여기 다이빙 금지라고 적혀있다. 이번 계곡 여행에서 목표했던 바는 딱 두 개다. 사람이 많이 없고 수심이 깊은 것 말이다. 예전에 가평 쪽 많이 놀러 갔는데 정말 수영 자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심이 얕았다. 그래서 발 담그기도 벅찼던 것으로 기억한다. 돌 때문에 발바닥은 아프고. 그냥 노잼이었다. 그래서 수심이 적당히 깊은 곳을 원했는데 그 두 가지 조건이 부합한 곳이 바로 여기였다. 사람도 적당히 있고 수심도 깊어서 수영도 할 수 있고 너무 좋았다. 물론 단점이 하난 있었다. 그 물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것. 이 돌길을 헤쳐나가야 했기 때문에 이동하는데만 30분은 걸린 것 같다. 친구는 뭐 10분 만에 간 것 같긴 한데 난 오래 걸렸다.

그리고 가는 길에 벌까지 물렸다. 다행히 꿀벌이고 발등 쪽에 맞아서 괜찮았다. 바위를 잡고 가다가 튜브에 꿀벌이 쓸렸나 보다. 내 발등에 떨어지면서 침을 콕 꽂았다. 다행히 물이 엄청 차갑기 때문에 물 안에 발을 담그기만 해도 그게 적당히 찬물로 얼음찜질하듯이 되어서 금방 가라앉았다. 그리고 알레르기 약을 챙겨 오긴 해서 바로 먹기도 했다. 만약 안 먹었으면 어떻게 됐을진 모르겠다. 쏘이자마자 사장님한테 찾아갔었는데 크게 걱정하시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냥 서울에서 온 사람을 귀엽게 봐주신 느낌이랄까. 아무튼 나의 작은 에피소드였다. 역시 안 하던 것을 하면 이렇게 티가 난다. 이 역시 민망한 사건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오들오들 떨 정도로 너무 차가웠던 물에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거 못 들어가겠다 싶었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럴 순 없었고 이미 잘 노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조금 용기를 냈다. 아마 사람이 더더욱 없었으면 무서워서 못 들어갔을 것 같다. 구명조끼에 물안경에 이것저것 챙겨 왔기 때문에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 물 안에 들어가 아래도 보고 그랬는데 수심이 꽤 깊었다. 4~5m는 넘었을 것 같은데. 유튜브를 보니까 여기서 스노클링도 하고 다이빙도 하고 그러시더라. 잘 준비만 하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1박 2일 동안 계곡에서 실컷 놀기도 하고 글램핑도 즐기고 그래서 그런지 할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글이 술술 잘 적힌다. 그만큼 압축된 행복을 잘 누렸던 것 같다. 여기의 경우 봄, 여름, 가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장소인데 겨울에는 어떤 손님들이 올지 궁금해진다. 눈 덮인 산을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오시려나? 물에 들어가지도 못할 텐데 말이다. 나의 경우 여긴 정말 다시 한번 꼭 와볼 것이다. 서울에서 다이렉트로 오긴 분명히 힘든 곳이지만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다. 그리고 숙소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이날 겪은 경험을 살려서 제대로 한번 다시 보내보고 싶다. 충분히 자연과 함께 있을 땐 감안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정말 쾌적하고 깔끔하고 좋은 곳을 원하면 호텔을 가면 된다. 근데 여긴 캠핑장이니까 어느 정도 타협은 필요했다. 뭐 항시 마음의 준비를 해도 힘든 것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벌레를 좀 무서워하는 편이다. 아무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다음에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늦어도 내년엔 꼭 만났으면 좋겠다. 올해는 벌써 시간이 흘러서 힘들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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