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루프탑 야경과 함께 즐기는 속초 해물라면과 브루어리 맥주

디프_ 2021. 6. 12. 12:26
복잡한 듯 불편한 듯 매력 있는 롯데리조트 속초 R.9PUP

루프탑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식사한 경험을 말해보라고 하면 거의 이 년 전에 다녀왔던 동남아가 생각이 난다. 우리나라로 겨울이 다가올 때쯤 방문했었기 때문에 약간 과장을 더해 가을 날씨 정도가 되었고 밤에는 꽤 선선했다. 그래서 실내보단 바깥에 준비된 자리에서 어두운 조명과 함께 저녁을 즐겼던 기억이 난다. 맥주와 함께 말이다. 음식 맛이 대단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쁘지도 않았다. 아마 분위기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여기 롯데리조트 속초 R.9PUP을 온 것 같은데 사실 처음에 방문할 계획이 없었다. 근데 체크인할 때 무료 맥주 한잔 쿠폰을 나눠주었고 이렇게 오게 됐다. 그래서 지금에서야 안 사실들이 좀 있다. 일단 이름이 R.9PUB이 아니고 끝이 P구나. 무슨 의미지? 하도 발음이 자연스러워서 지금 알았다. 그리고 야외 공간도 있었구나. 내가 갔을 땐 실내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땐 오픈을 안 했었나? 아무튼 아쉬운 것들이 이제야 좀 보인다.

 

미리 호텔 측에 확인해보니 나름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여 저녁을 먹고 가볍게 맥주 한잔 즐긴다는 마음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근데 이게 무슨 일이람. 가려고 했던 횟집이 문을 닫아버렸다. 그 주변 가게들까지 전부! 딱히 무슨 날도 아닌데 다 닫아버려서 순간 뇌 정지가 왔었다. 그렇게 고민을 좀 하다가 그냥 그러면 여기 펍에서 식사까지 해결하자고 해서 예상보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음식을 즐기고 계셨고 나 역시 잠시 대기했다가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어떻게 브루어리 맥주를 즐길 수 있는지 간단히 설명을 해주셨다. 크게 어려운 것은 없다. 그냥 잔을 들고 내 번호표를 태그에 대고 마시고 싶은 만큼만 따르면 된다. 그 번호에 저절로 가격이 기록되고 나갈 때 반납하면서 이용한 만큼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술의 경우 내 번호표를 대야 나오니 잊지 말도록 하자. 아무튼 가볍게 먹을 생각이었지만 저녁 식사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시켰다. 반드시 먹어줘야 할 것 같은 속초 해물라면 하나와 감자튀김, 새우 해산물 크림 파스타 하나를 주문했다. 먹고 부족하면 또 주문할 생각으로 우선 이렇게만 주문했던 것 같다. 가격은 42,000원!

사실 여기 오기 전에 미리 메뉴판을 보고 이 메뉴가 있어서 R.9PUP에 온 것이었다. 바로 홍게라면! 근데 와서 주문하려고 보니 품절이라고 하셨다. 뭐 재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호텔에서 먹는 식사인데 말이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해물라면을 주문한 것인데, 속초까지 와서 원하는 것을 못 먹는다는 것이 내심 아쉬웠다. 이미 1차로 가려고 했던 횟집을 못 간 상태라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뭐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있어 다행이긴 했지만. 아 그리고 이 브루어리 맥주 시스템의 경우 예전에 한번 이용해본 적이 있다. 거기는 피자집이었는데 나름 처음에 신선했던 기억이 난다. 나처럼 술을 잘 못 즐기는 사람들도 다양하게 이런저런 맛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또 한입 먹고 새로운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테니까! 근데 가격은 일반과 비교해서 뭐가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마셔본 적이 없어서. 내가 이날 마신 맥주양이 아마 씨씨일텐데 숫자로 142를 기록하고 있었다. 가격은 1,980원! 난 뭐가 어떻게 계산된 것인진 모르겠고 아무튼 이렇게 마셨다. 그냥 참고가 되실까 싶어서 말해본다. 뭐 나처럼 마시는 분들은 별로 안 계시겠지만 말이다.

 

여기 R.9PUP 전체적인 분위기는 괜찮았다. 한 편에 다트를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인테리어도 나름 세련되었다. 근데 아쉬운 것이 아무래도 실내이다 보니 빛이 반사되어 밖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야외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미리 나가봤을 텐데 전혀 몰랐다. 근데 따로 안내를 안 해주신 것을 보면 내가 방문했을 땐 운영을 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었다. 자연 바람도 즐기기 힘들고 또 뷰가 탁 트인 것도 아니고 말이다. 아무래도 동남아에서의 경험과 비교해보면 좀 많이 부족하긴 했다. 1박 가격은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도 습하지 않고 벌레나 다른 기타 요인 없이 온전히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아 근데 딱히 좌석이 편하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지금 돌이켜보면 전체적으로 펍 느낌을 내고자 이런 식으로 꾸민 것 같은데 느낌은 있어도 막 편하게 널브러질 수 있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루프탑 야경 이야기를 했으니 그럼 음식과 브루어리 맥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우선 음식! 괜찮은 부분도 있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일단 가격은 착했다고 생각한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는 기준으로 봤을 때 괜찮았다. 그렇다고 저렴하다고 볼 순 없지만 엄청 비싼 곳들이 일반적으로 많긴 하니까. 양도 나쁘지 않았다. 둘이서 조금씩 나눠 먹기에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제일 중요한 맛이 조금 아쉬웠다.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 분명히 조리 과정에 특별한 뭔가가 있긴 하겠지만 내 입맛 기준에선 그냥 기성품을 내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별한 맛이 없었다. 감칠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재료가 부실하다는 것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맛이 있다거나 그런 부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냥 배고프니까 먹는다 마인드? 그래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맛이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특히 해물라면의 경우 너구리 면발이 들어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신라면이 더 어울리지 않나? 근데 뭐 이건 내 뇌피셜이다. 너구리가 안 들어갔을 수도 있다. 근데 아무튼 맛 자체가 시원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큰한 것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니었다. 

 

근데 맥주는 정말 괜찮았다. 호스에서 바로 뽑아서 먹을 수 있어 그런지 시원하고 맛있었다. 나름 재미도 있고 말이다. 간략하게 먹는 방법도 나와있고 친절히 처음에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 알려주시기도 하고. 이것저것 나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근데 여기서 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내가 워낙 여행을 다니면서 이것저것 먹어서 그런지 따지는 것이 많다기보단 아쉬운 것들이 좀 있는 것 같다. 감자튀김을 주문해서 먹고 있는데 소스로는 케찹과 머스타드가 나왔다. 근데 개인적으로 고기에도 어울리지만 감자튀김과 제일 잘 어울리는 소스(?)는 소금과 후추라고 생각한다. 난 그래서 당연히 소금과 후추가 있겠거니 하고 요청을 드렸는데 묵묵부답이었다. 한 10분 정도 흘렀을까. 다른 분에게 여쭤봤고 그때서야 그분이 주방을 확인해본 뒤에 감자튀김에 나오는 소금과 후추는 따로 없고 주방에서 쓰는 소금이라며 조금 가져다주셨다. 사실 뭐 나도 그 차이를 잘 모르겠긴 하는데 아무튼 아직 이전에 나처럼 요청한 사람이 없었나 보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가? 요즘 햄버거 집을 가도 소금, 후추 통이 따로 있는데 왜 준비가 안 되어있는지 좀 아쉬웠다.

 

오늘 롯데리조트 속초 R.9PUP 이야기는 좋은 말들보단 좀 아쉬운 글들을 더 적은 것 같다. 이런 포스팅도 오랜만인 것 같긴 하다. 최근에 나조차 너무 맛있었던 곳들을 많이 다녀서 그런가. 근데 이 포스팅 이후 조식에 대해 글을 더 쓸 예정인데 그 글에선 분위기가 확 바뀌지 않을까 싶다. 숙소 자체도 너무 좋았는데 숙소 리뷰 글은 쓸지 안 쓸지 아직 모르겠고. 여긴 아마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점점 더 개선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먹고 싶었던 홍게 라면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아닌가 무의식적으로 영향이 갔으려나? 아무튼 뭐 그렇다. 음식 비주얼을 보시면서 글을 읽으신 분들은 대충 내가 쓴 글이 어떤 느낌일지 아시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가격은 착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멀리까지 와서 일반적인 맛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들은 없을 테니 말이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맛과 비쥬얼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속사정은 전혀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손님 입장에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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