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킹크랩 대하 모둠회 가격 좋게 먹다.
노량진 수산시장 킹크랩 대하 모둠회 가격 좋게 먹다.
9월 무더위가 끝나고 날씨가 선선해질 때쯤 노량진 수산시장에 왔다. 여길 마지막으로 와본 지가 정말 오래되었다. 언제였는지, 누구랑 왔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시촌 쪽은 종종 다녔는데 딱히 이쪽은 올 일이 없었다. 그러다 회식을 위해 이렇게 오게 되었다.
도착해보니 처음 보는 낯선 건물이 있었다. 저 건물이 종종 뉴스에 나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그 건물인가 싶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림은 위 사진 속 모습이다.
생선 냄새가 나고 지나가는 길마다 말을 걸어오는, 시장 분위기인 노량진 수산시장. 근데 여기도 어느새 이렇게 현대화가 되었다. 무엇이 좋다 싫다는 아직 겪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아마 포스팅 말미에는 의견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앞선 사진은 그냥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들렸던 곳이고, 우리가 회식할 곳은 신축 건물이다. 그냥 온 것은 아니고 아는 사람이 건너건너 있다고 하여 '싸게 해준다'는 말을 듣고 이리로 오게 되었다. 이런 곳에 아무런 정보 없이 오면 흔한 말로 호구 잡힌다고 하던데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유투브 같은 것을 보면 아직 생선에 대해 잘 모르면 여전히 덤탱이를 맞긴 하는 것 같다. 일사천리로 아는 가게에 방문하여 예약해둔 모둠회를 받고 이분이 소개해준 곳으로 가 메인인 킹크랩과 대하를 구매할 수 있었다. 결제는 내가 하지 않아 가격은 정확히 모르겠다.
살 것 다 사고 실내로 자리를 안내받았다. 그리고 구입한 생물들이 음식이 되어 나오기를 기다렸다.
먼저 모둠회를 받았다. 연어, 광어, 방어, 민어 등 다양하게 있었다. 양이 좀 적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다들 뒤에 나오는 갑각류에 빠져서 결국엔 좀 남았다.
방어는 태어나서 이때 처음 먹어봤다. 먹어본 사람들 중에 그렇게 맛있다는 말이 많아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비쥬얼이 연어처럼 두꺼워서 살짝 무서웠다. 먹어봤는데 살짝 기름 맛이 나는 것 같으면서 크게 부담스럽진 않았다. 그래도 두껍긴 두꺼워서 식감이 좀 그러긴 했다. 이 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은 민어였다. 겉에 껍질 때문에 약간 바삭한 것 같은 느낌이 나에게 너무 좋았다. 광어는 뭐 알던 맛이고, 저 민어가 나름 색다르게 다가왔다. 껍질과 같이 먹는 회도 이번에 처음 먹어봤다.
그 다음으로 나온 대하. 사실 이걸 제일 기대하고 있었다. 몸통보다는 버터구이로 바삭하게 구워진 머리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 우선 가위로 머리 부분을 따로 잘라냈다. 집에서 먹었으면 다 같이 먹고 나중에 떼어진 머리로 구웠을 테지만, 여러 사람과 같이 먹는 것이니 좀 더 깔끔해야했다.
몸통을 초장과 함께 실컷 먹어주다가 머리를 따로 구워달라 요청드려 나중에 이렇게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같이 먹을 수 있었다. 버터와 함께 먹는 바삭바삭한 머리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짭쪼름하고 고소한 것이 맛있었다. 다만 좀 더 바삭하게 구워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세번째로 나온 메인 메뉴인 킹크랩! 지금 생각해보니 일부러 이렇게 나오는 순서를 정해서 주신 것 같기도 하다. 킹크랩을 먼저 먹었으면 다들 다른 메뉴에 손이 안 갔을 것이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지만 크기가 엄청 크다. 아무래도 이 메뉴 가격이 제일 궁금하실 텐데, 아는 분에게 구매했고 회식이라 팀비를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 메뉴당 얼마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키로당은 모르겠고 한 마리에 10만 원정도 했던 것 같다. 정확하진 않다.
우리가 다리 부분을 잘라서 먹다가 서빙하러 오신 아주머니께서 직접 손질을 해주셨다. 여기 부위가 진짜라며 알려주시고 또 몸통 부분의 내장과 함께 밥을 볶아다주셨다. 게의 맛이 좀 덜하긴 했는데 이렇게 볶아져 나온 밥도 맛있었다. 두 마리 모두 크기는 엄청 컸지만 과연 그 안에 살도 많을까 싶었는데, 살이 통통하니 많았고 모두 배부르게 실컷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엔 오히려 다들 배부르다며 좀 남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운탕이 나왔는데 이건 까먹고 사진을 찍지 못했따. 슬슬 분위기가 끝나가는 그림이어서 그랬나, 생각하지 못했다. 확실히 매운탕은 오래 끓여야 그 맛이 살아났고 깔끔히 속을 정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새로 생긴 건물 내부에 있는 GS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자리를 마무리했다. 정말 오랜만에 온 노량진 수산시장이었는데 실컷 맛있게 잘 먹고 집에 간다. 예스러운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화장실도 깔끔하고 이래저래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