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레드윙 단종 지금은 레드콤보로만 만나볼 수 있는 그 맛
인기 메뉴 중 하나였던 교촌 레드윙 단종까지 해가며 계속해서 변해가는 교촌치킨
올해 초였나. 아니면 3~4월이었나. 교촌 레드윙 치킨을 시켜 먹으려고 하는데 계속해서 품절인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게 인기가 많나 싶었다. 예전에도 한때 수급이 안되어서 계속해서 품절이 걸릴 때가 있었는데 또 재고 관리를 못했나 싶었다. 근데 그러고 또 한 며칠이 지났나. 먹어볼까 싶어서 어플을 켜봤는데 또 품절이었다. 그래서 이건 그냥 인기 많아서 다 팔린 것이 아니고 뭔가 있구나 싶었다. 근데 그 뒤에 윙박스라고 아예 이름이 다르게 메뉴가 나왔다. 그래서 뭐 똑같겠지, 메뉴 표현 방식만 바뀐 것이겠지 하고 시켜서 먹어봤다. 그렇게 딱 윙박스를 받고 나서 든 느낌은 양이 상당히 줄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교촌 원래 닭이 작아 양이 작게 느껴지는 것은 맞는데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교촌치킨 레드윙 메뉴를 시켜도 혼자서 다 못 먹는 편이다. 그러니까 평균적으로 반 정도 먹는 것 같고 정말 많이 먹었을 때는 4분의 3정도 먹는다. 근데 이 윙박스는 혼자 먹어도 충분히 다 먹을 수 있는 양이겠더라. 이게 그람수는 같은 것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양이 작았다. 그래서 이건 좀 아니구나 싶었다. 근데 그래도 뭐 가격 올리는 건 기업의 선택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게 안 맞으면 소비자 입장에서 안 먹으면 되는 것이니까. 맛만 똑같으면, 구성만 같으면 괜찮겠지 싶었다. 근데 먹을 때 뭔가 맛이 애매하더라. 그래서 이게 원래 먹던 것과 달라서 그런 것인가 싶었다. 사람은 같아도 입맛이 그날그날 다르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처음 양을 보자마자 실망해서 뭔가 다르게 느껴지나 싶었다.
근데 아니었다. 이게 교촌 레드윙 단종이 되면서 이렇게 윙박스 시리즈로 출시한 것이었는데 닭이 원래 국내산이었다가 태국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사실 이게 처음부터 태국산이었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뭐 사실 국산이 더 비싼 것은 알겠는데 때때로 더 맛있는지는 모르겠긴 하니까. 근데 그건 뭐 고기 한정이고 닭은 또 다르겠다. 왜냐하면 국내산 닭도 소고기나 그런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접근성은 편하긴 하니까. 근데 갑자기 국내산이었던 게 태국산으로 바뀌고 내 기준으로 양도 확 줄었다는 생각이 드니 이건 아니다 싶더라. 그래서 그 뒤로는 이 윙박스 시리즈는 아예 안 시켜 먹고 있다. 그래도 아예 교촌을 잊는 것은 아니고 레드 시리즈 중에서 한마리, 콤보, 순살, 스틱은 남아있으니까 이 중에서 윙을 그나마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레드콤보를 시켜서 먹고 있다. 근데 확실히 예전보다는 빈도수가 줄었다.
이런 시그니처 메뉴를 이렇게 과감하게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작은 기업도 아니고 큰 기업에서 말이다. 그리고 단순 유통도 아니고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곳에서 말이다. 그나마 BBQ처럼 양념치킨 컨셉을 바꾸는 정도는 괜찮게 느껴지지만 사실상 이건 아예 신메뉴 느낌이니까. 개인적으로 윙박스 시리즈는 닭 원산지 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맛 자체도 많이 변한 느낌이다. 근데 양도 적어지고 그러니까, 그리고 이게 사실 소비자한테 잘 고지도 안되었다. 얼렁뚱땅 바뀐 것이다. 근데 이런 것이 가능했던 것이 아마 교촌치킨의 경우 다들 아시는 것처럼 충성고객이 많아서 그런 것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주변에 봐도 교촌치킨만 먹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다른 치킨에서 흉내 낼 수 없는 장점을 교촌에서 갖고 있긴 하다. 그래서 이런 과감한 선택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래도 사주겠지 하는 고객들이 있으니까.
근데 이번 선택은 사실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일단 나 자체는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졌고 확실히 교촌을 찾는 빈도수가 이전보다 줄었다. 근데 교촌은 내부 회사 DNA가 안해봤던 것을 시도하는 것인지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국내 상장도 하고 이번에는 또 특정 배달 어플에서 빠졌다고 하더라. 아마 또 이게 교촌이 시작이고 또 점점 배달앱들 사이에서 유치 경쟁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무엇이든 경쟁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또 이게 소비자에게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치킨 한정으로 말하자면 교촌의 이번 선택은 잘 모르겠다. 약간 기존 충성고객을 막 대하는 느낌이랄까. 근데 이건 뭐 내가 든 생각이고 사실 잘되는 곳은 여전히 계속해서 잘 되겠다. 기업이 바보도 아니고 그걸 아니까 이런 선택을 한 것이고.
다행히 예전에 찍어둔 사진에 이렇게 교촌 레드윙 치킨 사진이 있어서 마지막 포스팅을 해본다. 아마 이제 이 메뉴는 만나볼 수 없을테니 이 포스팅도 이제 마지막이 되겠다. 종종 먹고 싶을 때마다 먹었었는데 이 레드윙은 대체재가 없는 느낌이지만 콤보는 대체할 수 있는 메뉴들이 조금 많다고 생각한다. 이게 소스 맛 때문에 먹는다기보단 그 구성이나 느낌 자체도 좋았던 것인데. 윙박스 시리즈는 절대 시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고. 아무튼 이런 변화를 줬는데 소비자에 대해 명확히 고지도 안 하고 소비자들이 알아서 바이럴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 아쉽긴 하다. 아무튼 이날 다들 즐기고 계셨던 것처럼 교촌 레드윙 너무 맛있게 잘 즐겼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혼자 먹어도 딱 저 정도의 양이 남는데 윙박스는 뭐 1인 1 치킨 무조건 가능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