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전통방식을 재해석한 48시간 숙성 소고기 광화문 석갈비
이국적인 장소였다가 이제는 분위기가 많이 바뀐 광화문 디타워에서 즐기는 맛집 광화문 석갈비
요즘 감정이 갑자기 다시 불안해졌다. 그래서 하루 정도 쉬면서 생각을 해봤다. 사실 이 생각을 하려고 쉰 것은 아니고 조금 쉼이 필요했다. 이상하게 너무 바쁘게 지냈다. 그러니까 일과 후 루틴은 비슷한데 예전에는 일에서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지금도 일에 쉴 틈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 이후는 이것저것 하면서 여전히 바쁘니까 쉬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했는데 또 쉬는 날에는 쉬기에 부지런해지겠다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아무튼 이래저래 피로가 많이 쌓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쉬면서 아무것도 안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실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고 오랜만에 낮잠 좀 자다가 그래도 잠깐 나갔다 올까 싶어서 차를 타고 잠시 어머니와 점저를 먹고 왔다.
그래도 나에겐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있는 그 시간들이 휴식이었는데 그 시간을 통해 나름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난 원래 이랬다. 근데 잠시 몇개월간 새로운 것 딱 하나에 집중을 하면서 다른 것을 잊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 에너지를 쏟은 곳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그 외의 것들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근데 그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을 하기 시작했고 이제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이제 예전에 이것저것 하던 성격이 다시 나와버렸다. 그래서 불안해진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면 정체된 느낌이고 또 이것저것 하면 이도저도 아니면서 뭔가 하나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결실은 없는데 불안한 느낌이랄까. 사람마다 결실의 차이야 있겠지만은.
아마 그 예시 중 하나가 이 티스토리도 다시 3개월만에 돌아온 것이겠다. 해야 할 것들 중 하나였고 다시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제 또다시 하나씩 잊혔던 것들을 다시 찾거나 확장해 가거나 그래야겠지. 그게 날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하나만 집중하긴 또 힘든 것 같고. 아무튼 뭐 그렇다. 이날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평일 중 하루였던 날이다. 해야 할 일 하나를 하고 쭉 걸었다. 그렇게 쭉 걷다가 뭘 먹을까 하다 여기 광화문 디타워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 광화문 디타워의 경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처음에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여길 우연히 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난 이런 곳의 존재도 몰랐는데 지인 덕분에 이 장소를 알게 되었다. 가운데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쭉 올라오면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꽤나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국내 쇼핑몰이나 그런 곳들과 다르게 해외 느낌이 난달까. 그래서 그 당시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기억 하나 덕분에 여기가 꽤 매력적인 장소로 기억에 남았다. 그때 방문했던 가게 역시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에 메뉴들부터 이것저것 다 신선했다. 디저트도 맛있었고. 그래서 그 뒤로 여기 디타워도 올 겸 그 가게도 방문해볼 겸 세네 번은 더 왔던 것 같다. 그 뒤에 조금씩 잊혔고 작년인가 잠시 시간이 남아 식사도 할 겸 여길 들렸었다. 근데 매번 여길 오는 이유는 그 첫 기억 때문이었다. 근데 이제는 확실히 그런 느낌은 안 들더라. 가게 역시 낯선 곳들보다는 익숙한 곳들이 많아졌다. 사람도 예전만큼 많지 않은 것 같고. 그래도 뭔가 처음 느낌은 아니더라도 아직 여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건물이긴 하다.
뭘 먹어야겠다고 하고 찾아서 온 것은 아니고 그냥 와서 둘러보면 먹을 것이 있겠다 싶었다. 이때가 개인적으로 저녁을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그냥 집에 갈까 하다가 나온 김에 먹고 들어가자 싶었다. 그래서 소화도 시킬 겸 의도적으로 실컷 걸은 것도 있다. 이때 한 15,000보 정도 걷다가 여길 왔을 것이다. 그 종로부터 안국역까지 해서 그 뒷길을 쭉 걸었다. 다행히 이때는 그렇게 덥지 않아 산책하기 딱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렇게 산책하라고 하면 낮에는 힘들겠다. 아무튼 디타워에서 뭘 먹을까 하다가 여기 광화문 석갈비라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한식이기도 하고 뭔가 딱 정갈하게 나올 것 같았다. 근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매장에 사람이 없었다. 처음엔 브레이크 타임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식사가 된다고 해서 안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문이 불가한 메뉴도 있었는데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돼지 돌판구이와 소 돌판구이는 주문이 가능했다.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소 돌판구이로 주문했다. 사실 다른 곳들의 경우 돼지고기와 소고기 메뉴 차이가 이렇게 두배 정도까지는 차이가 나지 않는데 여긴 거의 2배가 차이나더라. 그래서 조금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처음 오는 곳인데 소가 낫겠지 싶어서 그렇게 소 돌판구이로 주문했다. 뭐 육회나 그런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했는데 아마 육회가 이때 불가했을 것이다. 그렇게 음식을 주문하고 시간이 지나 메뉴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정갈하게 찬들이 하나씩 있는 것들이 좋다. 단체로 오거나 혼자 오거나 그런 것 상관없이 말이다. 쉐어하는 것보다 이렇게 독립적으로 나오는 것이 요즘은 점점 더 편해지더라. 물론 혼자 먹을 때는 상관없지만.
그렇게 반찬 하나하나 맛보고 국물도 먹고 메인인 소고기도 하나씩 먹으면서 식사를 했다. 여기 분위기도 괜찮고 딱 음식이 나왔을 때 비쥬얼도 마음에 들었지만 맛도 딱 예상한 그 맛 그대로였다. 깔끔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1인 식사 기준으로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한데 그 값어치를 하는 느낌이랄까. 모르는 사람 데리고 와도 만족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고기가 충청도 전통방식을 재해석하여 48시간 숙성한 소고기라고 하는데 잡내 없는 것은 당연하고 너무 부드러웠다. 그리고 아래 불을 가열해줘서 다 먹을 때까지 뜨겁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요즘은 실내라고 하더라도 에어컨이 있어서 금방 식을 수 있는데 저런 부분은 좋더라. 아무튼 오히려 아예 다 펼쳐져 있는 것보다 이렇게 하나씩 정갈하게 담겨 있으니 오히려 남기지 않고 다 먹게 되더라. 여기 디타워 맛집 광화문 석갈비 반찬까지 남김없이 다 먹고 나왔던 것 같다. 아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깔끔하게 너무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