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한달 8000그릇이나 팔리고 육수 만드는데 27시간 걸린다는 칼국수집

디프_ 2025. 2. 23. 22:04
교하제면소로 시작하여 이제는 평이담백 뼈칼국수 가게로 알려지고 있는 식당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집에서 뭘 만들어 먹는 것보다는 배달로 치킨 한 마리 시켜서 먹는 것이 더 이득인 것 같고, 만약 치킨을 배달비 내가면서 시켜 먹을 경우 그냥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 같고.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포인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건강이나 뭐 영양분 그런 것도 따진 것이 되겠다. 그래서 종종 주말에 집에서 밍기적 될 때는 갑자기 밖에 나가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뭐 겸사겸사 매번 먹던 것만 먹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사진도 찍고 안 가본 곳도 가보고 그런 것이겠다. 사실 이런 생활을 이제 나중에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주말에 뒹굴대다가 하고 싶은 것인데, 참 이게 너무 갖고 싶은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지금이 참 그런 경우인 것 같긴 하다.

 

그렇다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면 또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니까 그 중간 지점을 잘 찾아봐야겠다. 뭐 어차피 내 할 일 안하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할 일은 기본적으로 하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더 이것저것 하고 있으니 부족한 것은 아니겠다. 다만 시간이 흘러도 뭔가가 남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과거를 돌이켜보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은 일들도 어딘가에는 쓸모가 있더라. 정말 무의미하더라도 그 자체라도 스트레스가 풀렸든 뭐든 있더라. 물론 정말 해가 되는 일들도 있지만 그런 것은 애초에 관심도 없고 뭐 그러니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고. 아무튼 이날도 집에서 쉬다가 갑자기 심심해졌다. 그래서 나갈 일을 만들었고 거길 가기 전에 잠시 식사를 하러 왔다. 

 

일단 여기 알고 있던 가게는 아니었다. 최근에 지인과 뼈구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뼈구이가 먹고 싶어졌다. 근데 여기서 뼈구이를 판매하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와봤다. 어차피 가는 길에 있어서 크게 부담도 없었다. 그렇게 매장에 도착했는데, 뼈구이는 최소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더라. 사실 남기더라도 평소에 시켜서 먹는 편이긴 한데 이날 첫 끼니이기도 했고 공복이라서 뼈구이 특성상 조금 매운 편인데 괜히 먹고 나서 탈이 날 것 같았다. 평소에도 매운맛을 잘 못 즐기는 편인데 괜히 빈속에 먹고 탈 나면 더 손해니까.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수육 반접시와 뼈탕밥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만두도 사이드로 하나 주문했다. 그냥 메뉴 2개만 시키면 조금 허전한 느낌이어서.

 

개인적으로 뼈구이 정말 맛있게 하는 집을 알고 있다. 원래 강남 쪽 어딘가가 본점으로 알고 있는데 명동에 분점이 있더라. 명동에 가서 먹은 적이 있는데 사실 감자탕에 들어가는 그 뼈와 살코기인데 그렇게 숯불구이식으로 양념을 하니까 반전 매력이 있었다. 거기도 역시나 매콤한 편이었는데 땀 흘리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언제 시간 나면 거길 가봐야지 싶었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다. 다음에 언제 기회가 되면 가봐야겠다. 아무튼 이날은 뼈구이에 실패했고, 그래도 요즘 먹고 싶었던 보쌈 정식을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다만 이 반접시의 경우 공기밥은 별도여서 별도로 공기밥 하나도 추가로 주문했다.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에 걸리지 않아서 주문할 수 있었고, 음식이 나오는 동안 주변을 구경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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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여기 상호명이 꽤 낯설었다. 그래서 뭐 새로 생겼나 싶었다. 근데 알고 봤더니 교하제면소라는 곳이 이름이 바뀐 것이라고 하더라. 사실 프랜차이즈가 이름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아무튼 여기 교하제면소로 시작되었다가 이렇게 평이담백 뼈칼국수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홍대 서교동에 본점이 있는데 인기에 힘입어 이렇게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언젠가 교하제면소는 가본 적이 있는데 맛집 느낌으로 간 것은 아니고 그냥 일반 가게 들리듯이 잠시 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딱히 기억은 없는데 뭔가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살짝 살펴보니 이게 본점 기준이긴 하겠지만 한 달 8000그릇이나 팔리고 여기 통뼈 육수를 만드는데 2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내가 이날 뼈칼국수 메인 메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육수는 동일할 테니 그 맛은 경험해 본 것이 되겠다.

 

사실 만두의 경우 직접 빚은 것은 아니시겠고 기성품이겠다. 다만 위에 고추기름 같은 것을 뿌려서 뭔가 다른 곳에서 똑같이 먹는 만두와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래도 뭐 비비고 만두처럼 특색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뼈탕밥과 수육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사실 수육 요즘 좀 먹고 싶긴 했다. 예전에 원할머니보쌈이라고 점심에 정식을 종종 먹었었는데 내 기준으로 딱 맞았다. 사실 배달 시켜서 먹으면 족발이나 보쌈은 3만원 정도가 넘어가는데, 그렇게 시키면 좀 남는다. 근데 피자나 치킨과는 다르게 족발이나 보쌈은 다음날 먹기가 쉽지 않더라. 냄새도 그렇고. 족발은 뭐 어떻게 한다고 하는데 보쌈은 정말 쉽지 않더라. 그래서 이렇게 적당량이 나오는 정식 느낌을 좋아하는데 여기도 반접시 주문이 가능해서 좋았다. 아마 술안주로 드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그런가.

 

뼈탕밥에는 이렇게 통뼈와 함께 살코기가 들어있었다. 국물 자체는 맑은 육수 베이스로 간 자체는 심심했다. 그래서 테이블마다 이렇게 후추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후추를 뿌려 먹으니 조금 더 나았다. 근데 이건 뭐 개인 기호에 따라 다른 거니까. 그리고 수육의 경우 껍질 부분과 살코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서 개인적으로 부드럽고 잡내 없이 너무 맛있었다. 아무래도 여기 고기를 쓰는 곳이다 보니 저런 수육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김치나 뭐 이런 것은 당연히 맛있겠다. 사실 본점을 가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한데 분점들이 잘 되어야 또 새로운 곳들이 생겨나는 것이니까 여기도 잘 내어주시는 것이겠다. 한 달 8000그릇이나 팔리고 육수를 만드는데 27시간이 걸리는 게 또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렇게 좀 정신없이 먹었던 것 같다. 가끔 배가 고플 때 식탐이 생기기도 하지만 먹는 속도가 빨라지곤 한다. 그렇게 다 먹고 나면 먹고 나서야 너무 급하게 먹은 것 아닌가 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할 때가 있다. 이날이 그랬다. 맛있어서 뭔가 허겁지겁 먹었던 것 같다. 찬 성질의 수육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뜨끈뜨끈한 뼈탕밥 국물을 곁들여주니까 계속해서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삼삼한데 감칠맛이 살아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새우젓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 만약 뼈구이를 시켰으면 이렇게 편하게 먹지 못하고 땀 흘리며 좀 얼얼하게 먹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론 잘한 선택이었다. 첫 끼니부터 자극적인 것 들어가면 요즘은 무조건 탈이 나더라. 아무튼 점심 식사 기준으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이 가게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3월 안에 뼈구이를 먹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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