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 너무 많아 휴가 나온 군인들도 남기고 간다는 춘천 원조마늘통닭집
항상 갈 때마다 남기고 와서 아쉬웠는데 옆 테이블 군인들도 남기는 것을 보고 양이 많구나 싶었던 치킨집
춘천에 갈 때마다 매번 방문하고 싶은 치킨집이 있다. 이 가게의 경우 춘천에서 사는 현지인에게 추천을 받은 가게였다. 처음으로 춘천에 놀러 가는 날, 스테이와 같은 공간에 머물렀었다. 거기 주인분께서 투숙객들을 위해 춘천 맛집 리스트나 여행지 리스트 등을 공유해주고 계셨다. 아무런 일정이 없고 쉬기 위해 방문했던 나로서는 그게 완전 좋은 선택지였다. 그 안에 리스트를 참고해서 여기저기 다녔던 것 같다. 물론 어느 가게의 경우 이미 인기가 너무 많아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못 먹고 그랬는데 나름 괜찮은 백반집도 발견해서 만족스러워하고 그랬다. 물론 그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서울로 금세 돌아왔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리스트에 사장님께서 추천하고 싶은 치킨집이 한 다섯군데 정도 있었고, 그중 하나가 오늘 소개할 춘천 원조마늘통닭집이라는 곳이다. 이 가게의 경우 나랑 인연이 크게 없었다. 첫 방문에는 몸이 안 좋아서 서울로 일찍 돌아오느라 방문하지 못했었고, 두번째에 가려고 하니 사장님께서 휴가를 가셨더라. 영업 중이라서 당연히 먹을 수 있을 줄 알고 방문했었는데 휴가 중이셔서 그 리스트에 있던 다른 치킨집을 방문했다. 거기 역시 나쁘진 않았지만 마늘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여긴 꼭 와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닭발이 통으로 튀겨진 비쥬얼은 그 어느 곳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포기 하지 않고 다음에 도전해서 방문 후 경험할 수 있었다. 사실 서울도 아니고 머나먼 춘천에서 이렇게 재방문하기 위해 노력했던 가게가 살면서 몇이나 있었을까 싶다.
아무튼 그렇게 첫 방문에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고, 정말 여태까지 수많은 치킨 맛집도 방문하고 정말 많은 치킨을 먹어왔었는데 바로 인생 치킨 집으로 등극했다. 단순 닭 맛도 훌륭하지만 구성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마늘이 이렇게 통으로 들어가 있어서 느끼함도 잡아주고, 정말 닭 한마리가 통으로 튀겨져 있었다. 튀긴 계란, 닭발, 고구마 그 외에 실한 통닭까지. 이런 구성은 사실 여태 그 어느 치킨집에서도 만나지 못했다. 간혹 닭발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계란까지 튀겨주는 곳은 없었다. 그리고 마늘이라는 히든 무기가 있기도 하고. 근데 이 마늘의 경우 치킨에 올려서 먹는 것이 아니라 양념 소스에 같이 섞어준 다음에 먹는 것이 나름 팁이라고 한다. 첫날 방문했을 때는 몰랐고, 그 뒤에 알게 되어서 이날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써먹어봤다.
그리고 저번에 방문했을 때 여기 사이드로 국물 떡볶이를 주문했었다. 그 떡볶이도 워낙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딱 우리가 생각하는 정말 옛날 떡볶이 맛 그 자체였다. 인위적으로 맵다거나 간이 세거나 그런 부분 없이 뜨끈뜨끈한 국물과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았다. 자극적이진 않은데 감칠맛이 살아있어서 감동 받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치킨과의 조합이 정말 괜찮다 싶었다. 근데 여기에서 제공되는 치킨 양이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이드까지 주문하고 나니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길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남은 치킨은 포장을 해와서 다 해치우긴 했는데 심리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남아있었다. 다 먹고 오지 못한 그런 아쉬움 말이다. 그래서 다음에 가면 일단 치킨만 시켜서 다 해치운 뒤에 그래도 배가 고프면 사이드를 시키자 싶었고, 이렇게 바로 또 방문하게 되었다.
근데 여기 우리가 못 먹는게 아니었다. 애초에 양이 많은 것이었다. 바로 옆 테이블에 군인 분들이 앉아계셨다. 한 네다섯 분 정도 있는 테이블이었는데 정확히 어떻게 주문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치킨이 정말 많이 남아있었다. 뭐 특정 부위 한두 개가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1~2인분은 될 정도로 양이 남아있었다. 물론 이게 복귀를 하셔야 해서 입맛이 떨어져서 못 먹은 것인지 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양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여기가 정말 양이 많다는 의미도 되긴 하겠다. 맛이 없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춘천에 군부대가 많은데 여기 치킨집까지 군인 분들이 오셨다는 것은, 이제 거의 춘천을 잘 아시는 분들에게 인정을 받은 치킨집이라는 말이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정말 1인 1닭 하시면서 양이 부족하다 느끼셨던 분들의 경우 여기 춘천 원조마늘통닭집 방문하시면 정말 푸짐하게 드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구성이 워낙 좋아서 먹는 재미도 있다. 나의 경우 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찍다 보니까 다양한 구성이 있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죽을 먹을 경우 죽 마시만 계속해서 찍을 순 없으니까 말이다. 근데 여기 앞서 간략하게 말씀드렸지만, 닭발부터 해서 치킨 한 마리, 튀긴 고구마, 튀긴 계란 그리고 이렇게 닭똥집도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똥집튀김도 워낙 좋아한다. 예전에 꽂혔을 때는 일부러 시장에서 사서 양념 소스 찍어서 따로 먹었던 경험도 있다. 물론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디서 이렇게 한두 개가 나오면 너무 맛있다 하면서 먹는다. 이런 닭똥집튀김의 경우 사실 뭔가 술을 마시기 적합한 장소에 방문해야 먹기 쉽기 때문에 요즘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근데 여기선 이렇게 경험할 수 있으니 나로선 여길 싫어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겠다.
그리고 마늘을 정말 저 양념치킨 소스에 섞어서 먹는 것은 정말 꿀팁이었다. 사실 먹잘알분들의 경우 딱 보면 이런 팁이 생각이 바로 나실텐데 나의 경우 그 정도까지는 발전이 안 된 것 같다. 사실 첫날에 마늘을 그냥 치킨 위에 올려서 소스 찍어 먹고 그랬었는데 이게 마늘 자체가 튀긴 부위에 딱 붙는 성질이 아니다 보니 떨어지고 그랬다. 그래서 먹기가 조금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게 씹기 전에 입 안에 닿으니까 통마늘을 먹는 느낌이 들어서 향도 센 것 같고 아무튼 좀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근데 이렇게 양념 소스에 섞어서 먹으니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느낌이었다. 일단 튀김에도 잘 붙고, 마늘의 알싸함도 보다 더 편하게 느낄 수 있고. 튀긴 음식 자체가 먹다 보면 물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 마늘의 매력 때문에 그 부분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 괜히 여기 상호명에 마늘이 붙어있는 것이 아니겠다.
그리고 이날, 치킨만 먹기에는 역시나 너무 아쉬웠다. 이게 뭐 양이나 맛이 부족해서 아쉽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맛집에 왔는데 다른 것도 안 먹고 그냥 돌아간다고?' 하는 그런 아쉬움이었다. 근데 저번에 너무 많이 남겼기에 이번엔 치킨을 어느정도 해치우고 사이드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나름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다가 떡볶이를 먹어봤으니 이번엔 옛날 도시락을 먹어보자 싶었다. 이 둘 중에 선택을 해서 다음에 더 맛있는 것을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결과적으로 떡볶이 승이었다. 이 옛날 도시락이 뭔가 부족하다거나 그런 포인트는 없었는데 여기 떡볶이만의 매력이 더 컸다. 이 떡볶이 역시 요즘은 즐기기 힘든 맛이어서 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중 하나랄까. 아무튼 이렇게 춘천에서 기분 좋은 저녁 식사를 끝마쳤다. 첫 방문처럼 역시나 너무 만족스러웠고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