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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개업 이후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년가게 용산 창성옥 해장국

디프_ 2024. 7. 5. 20:43
1948년 개업 이후 2016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인증, 2018년 백년가게 선정받은 용산 창성옥 해장국

 

 

사실 여기저기서 사람은 말하는대로 결과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니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매번 부정적인 말과 생각을 하면 결과도 그에 따라 안 좋아진다는 뭐 그런 이야기가 되겠다. 근데 나의 경우 정말 그런 심리적인 부분이 영향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살짝 있긴 하지만 그게 과거에는 심했다. 어차피 행동한 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일 텐데 생각이 정말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에 대해 좀 의아했다. 근데 요즘은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싶고, 사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다짐을 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과거엔 누가 봐도 부정적이었으나 그래도 최근 몇 년간은 꽤나 긍정적인 사람으로 되었겠다. 물론 과거에 너무 심했어서 아직도 보통에 못 미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 과거와는 다른 나의 느낌을 말해주는 것을 보면 여러모로 변하고 있긴 한 것은 맞겠다.

 

갑자기 저런 이야기를 왜 하냐면, 최근에 너무 건강했다. 사실 올해 3월에 좀 고생을 한 이후로 그 뒤로 쭉 안 아팠다. 여러모로 내가 이것저것  챙겨 먹고 생활 패턴을 바꾸고 그래서 그런지 거의 3개월 내내 뭐 불편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운동도 꼬박꼬박 가고. 컨디션이 안 좋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문득 아플 때 한번 됐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근데 그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감기가 심하게 걸렸다. 사실 정말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행동도 힘들었으면 약을 먹거나 빠르게 조치를 취했을텐데 그 정돈 아니었다. 운동할 컨디션도 충분했고 그냥 약간 목이 부은 정도? 근데 목이 나으니 코가 막혔고 콧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때 병원을 갔던 것 같다. 근데 막상 병원을 가서도 정말 심한 정도는 아니니까 다녀와서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 사실 다른 소화제나 그런 약이면 모르겠는데 감기약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고 증상만 잠깐 멈춰주는 약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낫는데 큰 도움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잘 안 먹는 편이다.

 

근데 그 뒤로 감기 증상이 심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감기 증상은 나아졌는데 축농증이 생겼다. 알고 보니 이 축농증 그냥 코 막히고 콧물 나오고 그런 것이 아니더라. 염증이 생겨서 광대뼈 쪽을 누르면 통증이 오기도 하고, 이게 심해지면 나중에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기도 하더라. 그래서 항생제라는 좀 센 약을 먹기도 하는 것이고. 나의 경우 나 스스로 일을 키운 것이겠다. 여전히 감기약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축농증까지 발전이 안되려면 챙겨 먹는 것이 맞겠다 싶다. 아무튼 아직 완전히 다 낫진 않았지만 이 축농증 덕분에 코세척이라는 것도 처음해봤다. 코세척 해보니까 나름 신기하기도 하고 필요한 느낌이더라. 그래서 앞으로 상시로 해 볼 생각이다. 아무튼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렇게 컨디션 안 좋은 날 여기 1948년 개업 이후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년가게 용산 창성옥 해장국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다. 날이 더웠지만 뭔가 해장국 든든하게 먹고 컨디션을 회복하고 싶었다.

 

웨이팅 같은 것은 없었고 매장 내부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근데 들어서자마자 든 생각은 여기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는 맛집 느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메뉴도 해장국 단일 메뉴 하나다. 가격은 10,000원! 사실 요즘 해장국이나 감자탕 이런 것들은 다 10,000원에 판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다행스럽게도 순대국이나 이런 것들은 8~9천 원 선에 머물러 있긴 한데 이렇게 뼈 고기가 들어간 종류들은 만원이 평균 선이 된 것 같다. 물론 뼈전골 등 다른 메뉴가 있긴 한데 여기 오면 다들 해장국을 드시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도 하나만 달라고 요청하였고 얼마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테이블에 음식이 올려졌다. 평소에는 사실 이런 가게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 있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그 맛이 매우 궁금했다. 요즘 이렇게 역사를 자랑할 수 있는 가게가 많이 없기 때문에 더욱더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여기 위치가 용문시장이기도 하고.

 

그렇게 국물 먼저 맛을 봤다. 근데 이게 확실히 처음 느껴보는 해장국 맛이었다. 분명히 어디에선가 먹어본 것 같은, 비슷한 맛이 있었던 것 같은 맛인데 도저히 어딘지 무슨 맛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가게 내부 한켠에 놓여진 설명을 보고 살짝 이해가 되었다. '서울의 해장 음식은 크게 둘로 나뉜다. 담백하거나 얼큰하거나. 콩나물국과 북엇국이 전자요, 양평해장국이나 짬뽕이 후자를 대표하는 메뉴다. 용문동 해장국은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사골 육수에 된장으로 간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대표적인 해장국집 청진옥과 같지만, 선지와 내포(내장), 콩나물이 주가 되는 청진옥과 달리 용문동 스타일은 선지에 소뼈, 배추속대, 그리고 파를 절인 다진 양념이 들어간다. 이런 방식의 해장국으로 쓰린 속을 달래려는 술꾼들은 용문동 스타일이라 이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용문동에 해장국집이 많은 것도 아니다. 딱 세 곳이 있다. 한성옥과 용문해장국, 그리고 창성옥.'

 

확실히 나를 제외한 다른 테이블에는 술이 놓여져 있었다. 막걸리가 대표적이었던 것 같고 소주병도 많이 보였다. 그렇게 복잡하진 않지만 혼술도 즐기고 아니면 일행과 수다를 떨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은 손님들이 보였다. 뭔가 이 공간 자체로 따뜻하고 즐거운 느낌이 든달까. 일반적으로 빠르게 먹고 나가야 하는 그런 가게들과는 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해장국을 즐기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큰 뼈가 두 개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 살을 발라 먹어야 하는데, 사실 살 자체가 젓가락으로 쉽게 발라지지 않았다. 근데 입으로 잡고 뜯으면 또 손쉽게 살코기가 떨어졌다. 이 부분이 좀 신기하긴 했는데 막 우리가 생각하는 감자탕처럼 막 부서지는 그런 살코기는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탱탱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국물 자체는 깔끔함보다는 조금 자극적인 맛이 강했는데 나의 경우 후추의 힘을 빌려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1948년 개업 이후 2016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인증 받고, 2018년 백년가게에 선정된 70년 역사 용산 창성옥 해장국에서의 식사를 마쳤다. 나오면서 주방을 살펴보니 정말 많은 양의 해장국들이 준비되어 있더라. 고기는 미리 삶아져 있는 것 같고, 펄펄 끓여진 육수를 다시 부은 다음에 끓여져 나오는 구조로 보였다. 내부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여러모로 바빠 보이시는 것 같아 계산을 하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사실 여기 해장국 자체는 흔히 말하는 초등학생 입맛처럼 뭔가 초보자들이 즐기기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딱 그런 입맛인 경우인데 뭔가 약간 하드코어 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게 내가 술도 안 마시고 그래서 더 그렇게 느낀 것일 수 있는데 확실히 맛 자체는 뭔가 대중적이다라고 보기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프랜차이즈 맛과는 확실히 다른 그 맛이 있다. 아마 그 맛이 매력적이어서 이렇게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것이실 텐데 나의 경우에는 살짝 어렵긴 하더라. 그래서 이런 부분 참고하고 방문하시는 것이 좋겠다 싶다. 그래도 속 든든하게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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