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돈까스 가끔 당길때마다 방문하는 사보텐

디프_ 2020. 3. 5. 22:09

좀 비싸도 가끔 생각날때 가면 좋은 사보텐 돈까스


오늘 갑자기 정해진 것이 하나 있다. 원래 여행을 다녀오면 출발하기 전부터 다시 집에 돌아오기까지 과정을 쭉 이어서 포스팅해왔다. 그게 시간 흐름 순서상으로도 좋고 나도 기억이 잘 나 글도 잘 써지고 그러더라. 근데 항상 의문이 들긴 했다. 여행 포스팅인데 먹을 것이 대부분이라서. 물론 이곳저곳 구경을 잘 다니긴 하는데 확실히 나에게 여행은 먹방이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이것저것 많이 먹는 편이다. 아마 대부분이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블로그 주제를 잡을때도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 이러면 되겠다 싶었고, 앞으로 먹거리는 여기 채널에만 올리고 돌아다니는 것은 다른 채널에만 올리기로 했다. 내가 나중에 추억 회상할 때 좀 복잡할 것 같긴 한데 이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 이 맛집 주제에 약 4~5일 동안 제주도에서 돌아다니면서 먹었던 것들이 올라올 예정이다. 그리고 여기가 그 오늘 첫 주인공이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매장에 들려 잠시 먹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몰랐는데 저 벽에 붙어있는 항공권 지참시 10% 할인 해준다는 문구를 보고 야무지게 할인도 받았다. 큰 돈은 아니었지만 기분 좋았다.



사실 여기 사보텐은 내 기준 돈까스 판매점으로 좀 비싼 곳이다. 가성비만 고려한다면 여길 가면 안된다. 근데 확실히 다른 가게들에 비해 그 값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뭐 다른 유명한 합정 크레이지카츠라든가 그런 곳들에 비하면 확실히 맛이 떨어지긴 한데 프랜차이즈라는 장점으로 주변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을 비교하면 품질은 높다고 생각한다. 즉 가성비는 없지만 가끔 당길때마다 방문하면 좋은 가게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제목 그대로다.


오래전에 내가 여길 와서 처음 먹었던 것이 지금 메뉴판을 보아하니 아마 김치 카츠동이었던 것 같다. 그당시 이런 메뉴를 처음 먹어봤는데 얼큰한 것이 나름 신기한 맛이었다. 그렇게 좋은 첫인상을 갖게 됐고 그 다음에는 메인 메뉴들을 먹었던 것 같다. 두께가 두꺼워서 놀랐었지.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 김치 카츠동이라는 것과 나베의 차이점이 뭐지? 비쥬얼도 비슷하고 맛도 비슷한 것 같은데.. 그냥 이름만 다른 것인가?



근데 여긴 항상 사람이 이렇게 많더라. 나는 운 좋게 딱 한 테이블이 남아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는데 내가 앉자마자 자리가 꽉 찼다. 그래서 잠시 대기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다른 테이블들도 우후죽순 일어났다. 여기 김포공항점만 그런 것인지 다른 곳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자리는 빨리 나는 편이다. 사실 뭐 오랜 시간 먹어야할 메뉴도 아니고 조리 과정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겠다. 근데 여기 위 메뉴판 사진에 있는 시그니처의 경우 주문 후 나오기까지 좀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 일반보다 10분 정도 더 소요된다고 들었다.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아냐면, 저 시그니처를 주문했기 때문에 알게 됐다. 주문 받아주시는 분이 기다려도 괜찮으시겠냐고 물으셔서 괜찮다고 했다. 오랜만에 오니 메뉴판에 못 보이던 것들이 많이 보였다. 단독으로 소개되고 있는 3대 치카 저것도 궁금하긴 했는데 이날은 뭔가 푹신한 식감보단 바삭바삭한 식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3.5cm 두께의 두툼한 돈육을 두들겨 돼지고기의 진한 풍미와 육즙 가득한 사보텐 50주년 기념 메뉴인 시그니처를 주문했다. 그리고 또다른 메뉴 하나는 무난한 정식으로 주문하였고 밥 대신 돈을 좀 추가하여 냉모밀로 교체했다. 냉모밀 세트가 안 보여서 없나 했는데 아래 작은 문구가 있더라. 다행이었다.



내가 주문한 사보텐 돈까스 메뉴가 나오는 동안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샐러드는 정말 푸짐하게 나오더라. 그리고 여기 장점 또 하나가 내 마음대로 소스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깨를 직접 갈 수 있다는 장점도 하나 있다. 막대기 같은 것과 함께 깨가 나오는데 그걸 그냥 직접 갈면 된다. 그리고 옆에 있는 소스를 원하는 만큼 부어주면 끝! 저 깨를 갈때 위에서 누르기보단 맞댄 다음 저 결에 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 옛날 마늘 빻듯이 쿵쿵 치면 다 튕겨져 나간다. 샐러드 역시 내 마음대로 소스를 부을 수 있고 넉넉하게 부어봤다. 참깨를 넣은 뒤에 유자를 조금 섞어봤는데 사실 맛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50주년 기념 시그니처와 정식이 나왔다. 앞서 말했듯이 시그니처의 경우 두께가 두껍기 때문에 나오기까지 다른 것들보다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가게에서 센스있게 동시에 내주셨다. 좀 시간차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었다. 그래도 장소가 조금 협소하여 전체샷은 찍지 못했다. 사실 배가 고파서 귀찮기도 했고 곧 비행기를 타야해서 마음이 살짝 급하기도 했다. 시간은 넉넉했지만 뭔가 가서 기다려야 마음이 편하단 말이지. 공항에 갈때마다 서둘렀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겉 튀김 빛깔은 참 좋다. 바삭함이 그 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다. 등심과 안심이 있는데 차이는 큰 것 없다. 안심이 부드럽고 등심은 안심에 비해 조금 질기다 정도? 평소라면 좀 씹는 맛이 느껴지는 등심을 택했을텐데 이날은 두꺼운 아이를 먹는 날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질길수도 있을 것 같아 안심을 택했다. 히레 가격이 천원 더 비싸네. 그정도의 이유가 있으려나. 아 근데 여기서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바로 냉모밀이다. 살얼음 동동 육수가 아니네. 시원함을 유지하긴 했지만 저러면 금방 그냥 냉수처럼 변한다. 난 얼음처럼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데.. 이건 좀 아쉬웠다. 여긴 비싼 편인데!



근데 사실 이때는 가리고 모고 할 것도 없었다. 맛이 없을 수 없는 비쥬얼이었고 내가 시장한 상태라 배고픔이 미각을 이기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직접 제조한 소스에 푹 담궈서 찍어먹어봤다. 사실 한국에서 이렇게 두꺼운 돈까스 접하기는 쉽지 않다. 앞서 잠시 말했던 합정 크레이지카츠 이런 유명한 곳에서나 이렇게 판다. 그냥 일반 시장이라든가 김밥천국 이런 곳에서 파는건 굉장히 얇다. 이 두께에 따른 조리과정 레벨은 모르겠지만 보편적이지 않으니 좀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이겠지 싶다. 난 미식가도 아니고 그냥 사먹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정보는 없다. 그래도 부드러움과 질김을 느낄 수 있는 입맛을 갖고 있긴 한데 확실히 부드럽긴 하네.


냉모밀은 그냥 기대 이상 이하도 아닌 평범한 맛이었다. 단독 메뉴도 아니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여 포함되는 서브 메뉴이다보니 신경을 덜 쓴 느낌이랄까. 확실히 메인에 비하면 약하다. 사실 어느 집을 가면 메인보다 얘가 더 맛있는 경우도 있는데 사보텐 냉모밀은 아니다.



아 그리고 이 사진은 그냥 먹다가 심심해서 한번 비교 사진을 찍어본 것이다. 앞서 메뉴판에서 이미지에 시그니처와 일반을 비교해둔 사진이 있었는데 실제로도 그런지 궁금해서 이렇게 찍어봤다. 나 말고도 궁금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확실히 비쥬얼상 두께 차이는 명확하게 난다. 왼쪽이 시그니처고 오른쪽이 일반인데 한 1.5배 차이라고 표현하면 되려나. 2배까지는 아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맛은 똑같다. 단순 양만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다. 소개된 글처럼 육즙이 느껴진다거나 풍미가 강하다는 뭐 그런 것들은 느낄 수 없었다. 내 입맛이 단순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으나 아무튼 내 입맛에는 그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맛있는 것은 두 메뉴 동일했다.


하긴 사실 같은 기름에 같은 고기를 쓰는데 단순 양과 조리법만 다른 것일텐데 큰 차이가 있으려나 싶다. 아무튼 이날 떠나기 전에 배부르게 잘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옆 테이블과 간격이 너무 가까워서 자유도가 아쉽긴 했는데 여기 매장 인테리어 자체를 그렇게 꾸며둔 것 같다. 주방은 넓직하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맛만 좋으면 다행이긴 한데 난 왜 자꾸 요즘 공간에 욕심이 나지. 그냥 편한 상태가 좋다. 불편하면 먹고 난 후에 완벽도가 좀 떨어진다. 까다로운 소비자인가보다. 아 가격은 두 메뉴 합쳐서 3만 3천원이 나왔는데 앞서 말했듯이 항공권 할인을 받아 딱 떨어진 3만원만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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