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대패삼겹살 땡기는 날이 있다, 광흥창역 봉선생

디프_ 2019. 8. 5. 22:30

이상한 매력의 대패삼겹살.. 땡기는 날 다녀온 광흥창역 봉선생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대패삼겹살 집이 있었다. 막 맛있다거나 유명해서 가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평소 지나다니는 길목에 위치한 가게인데 '대패삼겹살'이라는 문구가 딱 눈에 들어와 이 메뉴를 먹고 싶었다. 사실 이 메뉴만 파는 가게를 주변에서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내 학창시절에 붐이 일었을 때 많은 가게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삼겹살만 팔지 대패를 파는 곳은 많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이 가게를 기억해뒀다 가고 싶었다.


주말에 딱 얘가 생각이 났고 먹으려 방문을 했는데 문을 닫았다. 여기가 광흥창역 주변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주차도 롯데마트 건물에 해야해서 그렇게 편한 것도 아니다. 주차장 공간이 널널하긴 한데 길목이 좀 좁은 편이다. 아무튼 입지는 좋지 않지만 한번 방문에 실패해서 그런지 더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평일에 오게 됐다.



메인 메뉴 하나만 파는 것이 아니라 순대국, 나주곰탕, 설렁탕,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정육점을 같이 운영하는 것 같진 않으나 별도로 고기를 썰어내는 공간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 사람이 많진 않으나 중간중간 식사를 위해 혼밥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우선 대패삼겹살 3인분과 된장찌개 하나, 그리고 공기밥 2개를 주문했다. 가격은 음료까지 포함하여 총 27,500원이 나왔다. 2인 기준으로 그렇게 높은 가격은 아니나 저렴한 가격도 아니다. 근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맛있게 잘 먹고 나왔다. 사장님도 매우 친절하시고 가게 자체의 분위기라고 따로 말할 것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복잡하지 않아 좋았다. 대게 고깃집은 술이 동반되어 좀 복잡하고 고기가 구워져 기름이 튀고 그런데 이날은 우리만 고기를 먹어서 그런지 조용하고 좋았다. tv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



밑반찬과 고기가 나왔다. 밑반찬의 경우 셀프라고 적혀 있었는데 고기를 주문한 사람은 예외인 것인지, 아니면 사장님이 덜 바쁘셔서 챙겨주신 것인지 모르겠으나 직접 다 가져다 주셨다. 처음에 내가 가져가려고 하니 앉아있으라고 직접 가져다 준다고 말씀하셔서 잽싸게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렇게 먹고 싶었던 대패... 사실 얘를 먹을 때 상상하는 모습은 불판 위에 고기를 올려놓고 대충 집게로 휘휘 저어 막 구운뒤 따뜻한 흰 공기밥 위에 올려 쌈장을 푹 찍어다가 한입 크게 먹는 모습이다. 이게 정말 밥도둑이다. 이렇게 먹으면 고기를 먹는 것인지 쌀을 먹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밥을 금새 해치우게 된다. 근데 여기 광흥창역 봉선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패의 모습과는 좀 거리가 멀었다.


굉장히 얇게 썰려나오는 것을 상상했는데 여긴 좀 두텁게 나왔다. 그와 더불어 사실 이 메뉴에서는 질을 기대하기 힘든데 여기 봉선생인 퀄리티가 굉장히 좋아보였다. 그래서 맛이 더 기대됐던 것 같다. 처음엔 고기만 굽다가 나중엔 김치와 마늘을 올려 같이 구워봤다. 두껍다고 해도 대패는 대패인지라 금방 구워졌다. 앞서 표현한 그대로 먹기 시장했고 3인분을 금새 해치웠다. 마지막엔 좀 남을 뻔했지만 의지를 다시 불태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 된장찌개를 한입씩 먹었는데 적당히 칼칼한 것이 맛이 괜찮았다.


여기가 다른 날에 장사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방문했던 날에는 좀 한산했다. 아무래도 입지 탓이 좀 있지 않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 주기적으로 이 가게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복잡하지 않은 분위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질이라던가 가격, 구성 이런 것들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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