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정에 대한 이야기

사랑 혹은 우정 누구나 어둠은 있다.

디프_ 2019. 2. 22. 22:42

사랑 혹은 우정 누구나 어둠은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감정에 관한 글을 써볼까 한다. 예전에 종종 썼었는데 최근에 쓴 글이 2018년 11월로 거의 3개월 만이다. 그전 글은 5월이고.. 뭐 한동안 쓸 일이 없었는데 앞으로 이런 주제로 글을 좀 써볼 예정이다. 뭔가 하나의 주제로 생각을 계속 하게 되면 뇌가 좀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나름 어디에 써먹어야 할 곳이 있어 글로 겸사겸사 정리해보는 것이 필요했다.

 

오늘 쓸 글은 '사랑 혹은 우정 누구나 어둠은 있다.'이다. 생각이 나는 대로 쓸 예정이기에 다소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거나 쌩뚱 맞은 이야기가 흘러나올 수도 있다. 뭔가 최대한 편집을 안 하고 손이 가는 대로 담고 싶다.

 

인간은 그 누구든 기본적으로 어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밝은 사람도 없고 항상 어두운 사람도 없다. 과학적으로도 항상 너무 밝은 사람은 위험 신호라고 하기도 하니 틀린 말은 아니겠다. 근데 이 어둠을 가려주는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SNS다. 뭐 물론 누가 여기에 좋은 글만 써야 한다고 정해둔 것은 없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굳이 안 좋은 일을 알리기보단 좋은 이야기만 올리게 된다. 나 역시도 SNS는 그렇게 이용 중이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을 때 빼고는 말이다.

 

근데 이게 또 현실과는 다르다.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로 돌아와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겐 나의 좋은 일을 말하지 않게 된다. 그냥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베스트겠고, 굳이 막 뭐가 됐다 안 됐다 이렇게 말하진 않는다. 분명히 이렇게 말하면 좋은 친구가 없네라고 말하겠지만 살아오면서 우정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해본 적은 없다. 물론 인연이 끊긴 친구들이 많지만 그건 대부분 나의 철 없었을 때의 잘못된 행동 때문이었기에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예로 설명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내가 취업이 됐다 하여 1년 동안 쉬고 있는 친구에게 취업이 됨을 기뻐하기가 미안하다, 또 돈을 얼마 모았다고 하지만 빚이 있는 친구 앞에서 이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없다 등이 있겠다. 물론 나도 안다. 나의 사실을 말하면 친구들이 응원하고 좋아해주리라는 것을. 근데 그냥 내가 미안하다. 그래서 입 밖으로 잘 말이 안 나오고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말하지 않게 됐다. 물론 마냥 좋아하기보단 속으로 다른 마음을 갖고 있는 친구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었고. 좀 솔직해져 보자. 물론 항상 정의를 말하면서 난 그런 친구 아니야라고 하겠지만 분명히 그랬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근데 뭐 이건 오늘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고. 아무튼 위의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자면, 그래서 내 SNS를 아는 실제 친구는 한 명도 없다. 블로그는 진짜 없고 인스타그램을 아는 친구들은 몇 있다. 근데 이것도 내가 알려준 것이 아니라 친구들이 우연히 찾았고, 한 명씩 그렇게 늘어났다. 근데 언젠가 뭔가 글을 쓸 때 누군가를 의식하는게 느껴졌고 그게 싫어서 다시 다 끊었다. 그래서 지금은 정말 몇 없는데 그래도 좀 있다. 근데 대부분 1년에 한 번은 볼까 말까 한 그런 친구들이다. 다들 사는 게 바쁘다 보니. 그래서 인스타그램엔 내가 어떤 사진을 올리고 어떤 글을 쓰든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나에겐 정말 온라인의 공간이다. 물론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나에겐 거기서 소통하는 친구들은 실제로 한 번도 본 적없는 친구들이 99%기에 진짜 가상공간일뿐이다. 나를 빗대어 이해하면 그래서 SNS에선 '허세'를 표방한 자기 자랑의 포스팅이 지속적으로 업로드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들 그렇게 활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말을 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도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같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물론 요즘 그에 따른 반발도 심해지고 있지만 말이다.

 

SNS에서 빠져나와, 예전에 실제로 어느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굳이 왜 자기한테 안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이냐고.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내가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몰랐다. 근데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 좋은 말을 전달해도 모자랄 판에 안 좋은 말만 전하고 있었다. 나는 그게 서로를 편하게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뭔가 내가 망가지는..? 근데 그게 상대방에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아마 그때가 2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친구에게 참 고맙다.

 

사랑 혹은 우정 어둠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너무 SNS와 연관된 글만 썼나. 갑자기 말이 술술 나와버렸다. 하고 싶은 말을 해보자면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둠이 있고, 그 어둠이 제일 잘 가려져 있는 공간은 SNS고, 한 사람이 가진 어둠을 상대방이 어디까지 포용할 수 있느냐가 이 사람의 관계를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은 항상 같을 수 없다. 밝을 때도 있고 어두울 때도 있다. 그래서 결혼할 사람과 끝까지 가보라고 하지 않나. 본모습을 볼 수 있다고. 근데 밝은 면에 치중한 나머지 어두운 모습을 봤을 때 너무 실망해 그 사람을 저버리게 된다면 그건 둘 다에게 손해다.

 

감정적이든 뭐든 믿고 어둠을 보여준 사람에겐 상처이고 또 그 어둠을 통해 실망한 사람도 사실 딱히 뭐라 할 순 없다. 근데 너무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솔직히 좀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 어두운 면에 실망해 져버릴 사람이라면 다음에 무슨 상황이 오더라도 포기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한쪽에서 말하는 건가. 뭐 한편으로는 그 어둠의 크기를 내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일찍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르겠다. 이럴 땐 이렇고 또 저럴 땐 저렇다. 박쥐라는 것은 아니고, 나를 기준으로 말하면 절대 단편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 내가 뭔가를 결정 내렸을 때는 다시 돌이키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이다.

 

근데 이런 생각을 하고 여태까지 호언장담하며 살아왔는데 또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님을 새삼 느끼고 있다. 다짐이나 약속은 정말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 그랬다 해서 현재도 그럴 것이라는 것은 큰 오산이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땐 '나 이래!'라고 당당히 말했었는데 이젠 점점 그게 자신 없어진다. 물론 고집이 약해진다는 말은 아니고 그냥 사람이 점점 변해감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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