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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본 창업 아이템 코인노래방 지금 늦었나?

디프_ 2019. 2. 18. 22:17

소자본 창업 아이템 코인노래방 지금 늦었나?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최근 한국에 붐을 일으켰던 애들을 생각해보면 셀프빨래방, 인형 뽑기, 코인노래방이 대표적으로 생각난다. 아무래도 내가 탐났던 것들 위주로 기억하다 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인형 뽑기방은 길 건너건너 생겨나다 최근에 좀 줄어든 추세고, 셀프빨래방과 코인노래방 역시 열기가 약간 주춤하긴 했지만 주변에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도 이 두 아이템이 가장 탐났다. 나의 경제 여건을 고려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할 것 같았다. 사실 돈이 많으면 시야의 폭이 더 넓어졌을 테지만 말이다.

 

내가 셀프빨래방과 코인노래방에 집중한 이유는 트렌드와 맞아서다. 셀프빨래방의 미래는 외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한국에선 대부분 집에 세탁기를 두고 기본적인 빨래를 하고, 비싼 제품이나 큰 부피의 것들만 세탁소에 맡겨 드라이 혹은 세탁을 하고 있는데 외국에선 셀프빨래방에서 코인을 넣고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나 역시 여행을 다닐 때 이 시스템을 종종 이용했다. 간혹 외국 영화 같은 것을 보면 빨래방에 앉아 많은 스토리가 발생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아마 다들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에 셀프빨래방이 생기고, 프랜차이즈가 생겼다고 했을 때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근데 그냥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멈췄다. 실제로 아는 사람이 강남에 이 지점을 하나 차렸는데, 수익이 높아 세 개까지 늘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돈도 돈이지만, 그냥 직장을 갖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별도의 수입이 생기면 안 된다는 이야기만 듣고 그냥 흘러 넘겼다. 이게 벌써 몇 년 전이니 지금은 나름 포화 상태이지 않을까 싶다. 경제 잡지에서 보는 점주들의 수익률과 점포의 성장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말이다. 기회를 놓치고 지금은 머리 같아 셀프빨래방은 나름 마음에서 지운 상태다.

 

그다음이 코인노래방. 얘는 내가 실질적인 소비자이다 보니 다른 것들보다 더 익숙하기도 하고 관심이 갔다. 실제로 거주하는 동네 어느 곳에 매장을 오픈하면 장사가 잘될 것 같다는 예측을 해보기도 했다. 지금 집에선 너무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기존 노래방이 1시간 비용을 한번에 지불하고 주어진 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는 것에 비해 코인노래방은 내가 원하는 곡만큼 돈을 지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원에 3곡과 같은. 얘도 앞선 예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물론 지금은 곳곳에 이미 많이 생겨버렸지만 한국이 나아갈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근데 노래방은 워낙 한국에서만 인기가 많아 외국에서 이런 사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외국에 놀러 가 노래방을 가본 기억이 없다.

 

 

한국의 젊은 청춘들이 욜로 혹은 소확행이라고 하여 나중에 큰 돈을 쓰기 위해 저축을 하기보단 현재의 나에게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아마 많은 분들이 언론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이미 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추가 설명을 약간 보태자면 결혼, 집 구매와 같은 억 단위가 필요한 소비를 위해 청춘을 바쳐가며 저축을 할 자신이 없으니 당장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만원 혹은 백만 원의 소비를 한다는 이야기다. 조금 작게 살펴보자면 코인노래방은 이러한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기존 노래방=집, 결혼 → 코인노래방=맛집, 해외여행으로 유추해보면 말이다. 너무 비약적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코인노래방의 성장성을 좋게 보고 있는데 여기 역시 셀프빨래방과 마찬가지로 이미 진입하기엔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나 싶다. 이 부분이 걸린다. 만약 2년 전으로 돌아갔다면, 셀프빨래방과 코인노래방을 동시에 시작하고 싶다. 정확히 살펴보지 않아 이러한 프랜차이즈의 수익이나 마진 구조까진 잘 모르겠지만 시장성에 부합한 사업이라는 점은 틀림없어 투자해보고 싶다. 근데 이미 포화상태이다, 늦었다는 것도 나의 사견이고 현업에 종사하고 있으신 분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편의점이 포화상태라고, 건너편 일본보다 많다고 떠든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동안 다점포를 운영하고 많은 수익을 거둔 분도 있다. 물론 작년부터 힘들어졌다는 사실은 변명할 수 없지만 말이다. 카페 역시 마찬가지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편의점 역시 시장성에 부합하지만 현재는 힘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트렌드가 바뀌었다기보단 기존의 누려온 것들에 대해 장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주식에서도 마찬가지고 한번 추세가 형성된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시장성도 이와 동일하다. 산업혁명까지 갈 순 없겠지만 변화를 이끄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이런 관점에서 돌이켜보면 셀프빨래방과 코인노래방의 열매가 아직 더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시장성은 좋지만 장벽에 부딪힐 것인지는 반반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번 포스팅은 그냥 혼자 넋두리를 해본 것이고 만약 진짜 뭔가를 하겠다 하면 많은 것들을 종합해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다. 아직 겪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으나, 대부분 은퇴자들이 한번에 들어온 목돈을 너무 쉽게 소자본 창업 아이템 혹은 자영업에 쏟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모 아니면 도를 실행하기엔 책임져야 할 무게가 너무 많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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