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값비싼 가지요리를 즐길 수 있는 예약 필수 윰만의 라따뚜이

디프_ 2022. 7. 23. 11:52
스테이크와 파스타도 먹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가지 튀김이었다

 

가끔 '이 동네에 이런 가게가 왜 있지?' 싶은 곳들이 있다. 그냥 평범한 동네인데 유명한 지역이나 거리를 가야 있을 것 같은 식당이 있을 때 그런 생각이 든다. 분명히 이런 실력을 가지신 분인데 왜 이런 곳에 차리셨을까 싶은 그런 곳들. 뭐 근데 내가 사장님들이랑 따로 이야기해본 적은 없어서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거주지가 이 근처이실 수도 있고 뭐 건물이나 그런 이유들도 있겠다. 근데 잘 되는 곳들을 보면 위치에 상관없이 동네 거주민들도 찾고 멀리서 찾아오기도 해서 그냥 동네 식당 가듯이 예약 없이 오면 못 먹고 그러더라. 요즘은 SNS도 발달해서 정말 거리 개념이 많이 무색해진 것 같다. 뭐 제주도에서 숨어있는 곳까지 찾아가고 하니까 같은 서울이면 못 갈 이유도 없겠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 역시 이런 퀄리티가 동네에 있어 신기한 그런 곳이었다. 물론 내 입장에선 좋지만 말이다.

여기는 여러번 방문했다. 생긴지는 좀 오래된 것 같은데 예전에 어떤 친구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됐다. 비주얼을 보고 한번 가봐야지 싶었고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가볼 수 있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여긴 다음에 무조건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재방문을 하고, 또 종종 생각날 때마다 이렇게 방문을 하다 보니 벌써 꽤 여럿 방문해본 것 같다. 매번 갈 때마다 혹시 모르니 예약을 하고 방문했었고 다행히 정해진 시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아 한 번은 예약이 누락되어서 본의 아니게 대기를 했었는데 센스 있게 잘 대처를 해주셔서 늦지 않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뭐 뭐든 계획대로 되는 법은 없으니까 그런 것들에 미스가 나도 잘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요즘 이상하게 멘탈이 너무 약해지고 외부 환경에 취약해졌다. 뭐 먹는 이야기 하면서 할 이야기가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봤다.

여기 비스트로윰 가게를 올 때마다 매번 고정적으로 메뉴는 딱히 없다. 뭐 그만한 시그니처가 없다고 보실 수도 있는데 그냥 올 때마다 새로운 것을 먹고 싶더라. 나름 기간에 맞춰서 여기서 대표하는 메뉴가 바뀌는 것 같기도 하고. 와서 먹었던 것 중에 제일 아쉬웠던 것은 친구가 시켰었던 까르보나라 계열이었던 것 같다. 그것은 맛이 꽤나 평범해 여기만의 색깔이 담겨있지 않았다. 그 외에는 다 괜찮았다. 이날 역시 뭔가 먹어야겠다 하고 방문을 했다기 보단 메뉴판을 살펴본 뒤에 주문을 하려고 했다. 아 맞다. 예전에 왔었을 때 메뉴판에 없는 양고기 스테이크가 있었는데 그것을 먹어보고 싶었다. 근데 메뉴판에 없는 이유가 있는지 이날은 그 메뉴가 주문이 불가했다. 그래서 다른 스테이크를 시켰고 파스타 하나와 이날의 메인이었던 값비싼 가지요리 라따뚜이 하나를 주문했다. 라따뚜이의 경우 볼로네즈 소스에 가지 튀김, 애호박 튀김을 더한 윰 스타일의 야채 스튜라고 하는데 가지에 꽂혀 바로 주문을 하게 됐다.

 

솔직히 라따뚜이라는 요리명은 나에게 굉장히 생소하다. 여기 메인 재료인 가지조차도 생소한데 저 요리 이름은 더 생소했다. 아마 단일 메뉴명으로 저걸 주문해서 먹어본 적은 이날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원래 요리 음식 이름이 아닌가? 아무튼 그냥 정말 비주얼과 설명만 보고 주문을 해봤다. 그렇게 나왔는데 일단 여기 예쁘게 음식 담겨서 잘 나오니까 딱 첫 느낌은 너무 괜찮았다. 그리고 색깔도 허기를 자극했고. 아 그리고 여기 윰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예약 필수인 가게들이 그렇게 저렴하진 않겠다. 다만 막 비싸지도 않고 그냥 '약속을 잡고 방문할만한 레스토랑 가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둘이서 먹으면 5만원 정도는 나오겠다. 물론 여기서 와인이나 기타 뭐 사이드를 즐기면 더 나오는 것은 당연하겠고. 대부분 오시는 손님들을 보면 와인 한 병 시켜서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시면서 시간을 보내시더라. 소개팅도 하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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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라따뚜이 맛 후기를 말해볼까. 솔직히 이거 가지 재료 자체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어도 여기 맛에 대한 호불호는 없겠다. 맵다거나 자극적이거나 기름짐 없이 그냥 적당히 토마토 소스 맛이 나면서 나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뭔가 향 같은 것들이 여기 요리를 꽉 장악했다기보단 재료 본연 자체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평소 인위적인 맛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이 드시면 좋아할 것 같달까. 물론 나 역시도 맛있었다. 솔직히 평소에 이런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먹기 전에 살짝 걱정하기도 했는데 그 기대치를 넘어섰다. 물론 막 먹자마자 '와 맛있다!' 이럴 수 있는 그런 맛은 아니었지만 감칠맛이 있어서 잔잔하게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맛이었다. 정말 와인 한잔 걸치기 좋은 느낌이랄까? 오히려 나처럼 음식을 급하게 먹는 사람들에겐 필요한 메뉴라 생각한다. 대화를 나누면서 즐길 수 있으니!

 

그리고 주문한 파스타가 나왔다. 여기 오픈형 주방이기도 해서 그런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데 대기하면서 그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은근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근데 이럴 오픈형 주방의 경우 환기가 관건인데 여기 매장이 좁다 보니 그리 쾌적함을 기대하긴 힘든데 그런 기타 시설을 잘해두셨는지 머무르는 내내 뭔가 불편한 부분 하나 없었다. 옷에 냄새가 밸 것 같다거나 그런 것도 없었고. 이 알리오 올리오의 경우 여기에 오면 매번 찾게 되는 것 같다. 생각하고 온 것은 아닌데 메뉴판을 살펴보면 결국 이 종류를 하나 시키게 되더라.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좀 느끼해 보일 수 있는데 원래 이런 기름 맛으로 즐기는 파스타니까. 짭조름하게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좀 식으면 짠맛이 강해지긴 하는데 그런 것들은 저 계란 노른자가 잡아줄 수 있으니 괜찮겠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을 추천드린다. 아무래도 면 요리다보니!

 

호로록호로록 파스타 너무 맛있다. 만드는 과정을 보면 굉장히 쉬워 보이는데 집에서도 저렇게 만들 수가 있나? 재료만 있으면 괜찮나. 언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근데 내가 요리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러다 제일 마지막으로 스테이크가 나왔다. 솔직히 스테이크의 경우 전문점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 이렇게 예약 필수 동네 소소한 가게들의 경우에도 스테이크 퀄리티가 꽤나 상당하더라. 여기 윰도 그렇고 강화도에 맛있다고 유명해서 간 파스타 가게의 경우에도 스테이크가 너무 맛있었다. 육즙을 잘 가뒀고 부드럽고 겉에 바삭하고 짭조름하고! 이 메뉴 역시 재료 자체만 훌륭하고 굽는 스킬만 좀 있으면 괜찮나? 아무튼 요즘 이렇게 요식업에 관심이 많아졌다. 맛집 블로그를 운영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나마 접근성이 쉬워서 그런가. 그냥 많이 먹다 보니 관심이 가는 건가. 뭐 그렇다.

값비싼 가지요리 라따뚜이부터 알리올 올리오 파스타, 마지막으로 스테이크까지 모두 맛있게 잘 즐겼다. 이렇게 메뉴 세 개를 시키고 여기서 뭔가 배고프면 감자튀김까지 주문해서 먹으면 되겠다. 여기 감자튀김도 은근히 맛있다. 메뉴 전체적인 조합이 너무 좋았고 맛있기도 하고 여기 적당히 어둑하니 분위기도 좋고. 내가 술을 좋아했으면 정말 와인 한 병 시켜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은 비스트로윰 레스토랑이다. 다른 것은 매번 올 때마다 비슷하게 먹었다 보니 이날의 주인공은 가지 튀김 요리였다. 은근 중독성 있었다. 갑자기 미나리가 생각났었는데 미나리나 가지나 평소 잘 먹진 못해도 이런 맛집 같은 곳에 방문하면 너무 맛있게 내어주셔서 본의 아니게 잘 즐기게 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너무 맛있었고 이 장소에서 오래오래 장사하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종종 이렇게 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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