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두툼한 돈까스 두께와는 다르게 너무 부드러운 정돈

디프_ 2022. 7. 18. 19:50
지점이 늘어나도 웨이팅은 기본인 정통 수제 돈카츠 전문점 정돈

 

예전에 한번 수원에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사실 목적은 이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 방문이었다. 여기 인테리어가 특이하다고 한때 입소문이 나서 그것도 구경하고 그냥 둘러보고 싶었다. 근데 당일치기로 오기엔 나처럼 운전을 싫어하는 사람은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아예 그러면 1박을 하고 주변 구경도 하고 쉬다오자고 해서 그렇게 다녀왔었다. 그리고 백화점 내부를 둘러봤고 맨 위층 식당이 있는 곳을 둘러보다 그냥 오늘 소개할 이곳이 먹고 싶어서 웨이팅을 하지도 않고 그냥 들어가서 먹었다. 아마 평일이었나. 무슨 요일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근데 생각 외로 너무 맛있었고 3대 돈까스라고 유명해진 가게보다 개인적으로 만족도는 더 높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뭐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도 전국적으로 지점이 늘어나고 있는 맛집이었던 것이다. 방송 출연도 하고! 그래서 다음에 한번 더 가봐야겠다 싶었고 그렇게 시간만 흘렀다.

그러다 대학로였나, 아니면 강남이었나. 아니면 둘다였나. 지나가다가 정돈 가게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대학로에선 혼밥을 하는 날이었어서 가려고 했는데 웨이팅 줄을 보고 포기했다. 그리고 강남에서는 원래 다른 곳을 가려고 하다가 바로 맞은편에 이 가게가 있는 것을 보고 '아 여기도 있구나' 싶었다. 그땐 대기가 별로 없어 보여서 순간 가고 싶었는데 혼자 밥을 먹는 날이 아니라 일행이 다른 것을 먹고 싶다고 하여 다른 곳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친구가 이 근처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여서 얼굴을 보러 놀러 왔고, 갤러리아 광교 백화점을 가보자고 했다. 역시나 뭘 먹을지 정하다가 내가 딱 여기가 생각이 났고, 돈까스 괜찮냐고 물어본 뒤에 다들 좋아한다길래 이렇게 데려오게 되었다. 다시 온 이 날은 웨이팅이 있었는데 핸드폰으로 쉽게 대기가 가능했고 1시간 정도 기다린 뒤에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은 내부 구경을 했다.

 

개인적으로 씹는 맛이라고 해야하나. 어느 정도 너무 부드러운 것보다 그런 것을 선호하여 안심보다는 등심을 먹는 편이다. 등심이 개인적으로 좀 그런 맛이 안심보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여기선 솔직히 처음 먹었을 때 등심보다 안심이 훨씬 더 맛있었다. 부드러운 것과는 별개로 그냥 더 맛있었다. 그래서 이날 안심 돈카츠를 먹어야겠다 싶었는데, 결국 안내판 예상대로 품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세명 모두 등심으로 통일하여 주문하게 되었다. 등심도 그냥이 있고 스페셜이 있는데 다들 스페셜로 주문했던 것 같다. 설명은 '등심 덩어리 중 소량만 나오는 부위로 미오글로빈이 많이 함유된 붉고 부드러운 부위와 등심의 고소한 부위가 적절히 섞여 있는 돈카츠입니다.'라고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정확히 어떤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입맛이 고급스럽지가 않아서. 그냥 뭐 더 낫겠거니 하고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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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름 한상처럼 이렇게 국도 나오고 샐러드도 나오고 소금도 다양한 종류로 내어주신다. 요즘 들리는 맛집들을 보면 그냥 메뉴 하나를 내놔도 단순하게 딱 그것만 내놓지 않는다. 뭔가 디테일들을 신경 쓰는 듯한 느낌이랄까. 여기도 저렇게 소금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뭐 여기만의 뭔가가 있겠다. 메뉴의 경우 테이블마다 놓여진 안내처럼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시작되어 약 15~20분가량 소요됩니다.' 좀 천천히 나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트러플 소금보다는 레몬 소금이 더 괜찮았다. 그리고 돈까스도 소스보단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더 맛있어서 나중에 소금을 추가 요청하여 찍어 먹기도 했다. 샐러드도 추가로 주시고! 샐러드 소스가 테이블마다 놓여져 있어 내 마음대로 실컷 뿌려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저렇게 촉촉하게 샐러드 먹어야 맛있더라. 지금 굉장히 배가 고픈 상태인데 이 먹방 포스팅을 하면서 또 먹고 싶어진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정돈 돈까스를 먹기 시작했다. 한번 드셔보시면 아시겠지만 두툼한 돈까스 두께와는 다르게 너무 부드럽다. 진짜 소고기보다도 더 부드럽다 말할 수 있겠다. 뭐 그것도 부위마다 다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부드럽다. 그리고 뭔가 굉장히 고급스럽다. 여기 실내가 쾌적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뭔가 요리 느낌이랄까? 단순하게 튀겨져 나오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가격도 이 정도가 되는 것이겠지만. 수요미식회 출연 당시에 소개된 글에는 '진짜 일본식 돈까스와 카레를 일본 느낌 그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던데 공교롭게도 두 번 방문 모두 카레를 같이 먹어보지 못했다. 카레를 그렇게 자주 먹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다음엔 카레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 싶다. 근데 매번 뭐 카레 나오는 곳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딱히 뭔가 매력적이라는 것은 잘 모르겠더라.

 

와사비에도 찍어먹고 샐러드로 입가심도 하고 소금이랑도 먹고 그랬다. 이게 처음에 두께가 두껍다 보니 양이 적어 보일 수 있다. 근데 잘게 여러 번 썰어서 푸짐해 보이는 것보다 요즘은 이렇게 두껍게 큼지막하게 나오는 게 트렌드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배가 안 부를 것 같은데 밥이랑 샐러드랑 뭐 다 먹고 나면 실제로 배가 찬다. 물론 잘 드신다면 살짝 양이 부족할 수도 있겠는데 개인적으로 두 번 방문 모두 그런 적은 없었다. 샐러드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아무튼 전체적으로 튀김과 살코기의 비율도 좋았고 겉바속촉 느낌으로 육즙 가득 입 안 큼지막하게 잘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두께만 보고 맛을 상상하면 안 되는 곳이다. 정말 부드럽다. 이번 정돈 포스팅처럼 가끔 너무 칭찬일색 포스팅을 하면 개인 후기 글이라 보지 않고 광고성 글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티스토리에선 대가성 포스팅을 한 적이 없다. 아마 이웃님들은 아실 것이다. 내가 거절한 것이 아니라 뭐 들어오지도 않더라.

친구들 역시 '와 맛있다!' 감탄하면서 먹은 것은 아니지만 그냥 묵묵하게 여기 괜찮다면서 맛있게 잘 먹었다. 나중에 보니 다들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더라. 근데 돈까스 메뉴 자체가 뭐 남자들이 좋아하는 인기 메뉴 중 하나라고 하니 낯선 일도 아니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돈까스 역시 뭔가 나중에 더 맛을 느끼게 되었다. 김밥천국 같은 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일반적인 돈까스보다는 이런 이색적인 가게들이 요즘 많아져, 그런 가게들을 방문한 뒤에 그 매력을 더 알게 되었다. 물론 그냥 기름에 튀겨져 나오는 그런 스타일도 그런 스타일만의 매력이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드러운 맛들이 더 중독성 있더라. 먹는 재미도 있고. 원래 맛있는 가게는 소금에만 찍어 먹어도 충분하다고 하니 여기 역시 괜히 유명해진 것은 아니겠다. 블로그를 살펴보니 국내산 암퇘지 A+등급 이상의 고기만을 사용하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오전, 오후 분량을 나누어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재고 관리 문제로 말이다. 지금은 그런 것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으려나? 가는 곳마다 항시 사람이 많아서!

그리고 정돈 돈카츠에선 모든 반찬류, 소금을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고 한다. 밥 역시 평택산 슈퍼오닝 고시히카리 햅쌀을 이용하여 짓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400시간 숙성을 거친 후 좋은 고기의 육즙 그대로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국내 최초 저온 튀김 조리 기법을 통해 돈카츠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근데 이런 내용들은 매장 내부에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여기 나름 경영 방식도 어려운 것들을 소비자에게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하고 있다 알리는 것보다 그냥 맛과 비쥬얼, 관리로 승부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막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설명을 하는 곳들과는 좀 다른 방향성 같다. 나 역시도 두 번이나 먹었지만 이런 사실들은 포스팅하는 지금에서야 알았다. 그리고 든 생각은 '그냥 갑자기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은 없구나'이다. 아무튼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요즘 지점이 곳곳에 생기고 있으니 한번 가서 드셔 보시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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