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식객 허영만이 인정한 가성비, 맛 모두 잡은 신촌즉석생우동

디프_ 2022. 4. 29. 20:30
요즘 들어 이런 가게 찾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너무 맛있었던 신촌즉석생우동

 

이 주변을 정말 많이 지나다녔다. 강아지 산책을 위해 걷기도 하고 그냥 차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고 그랬다. 근데 솔직히 이런 가게가 있는 줄도 몰랐다. 뭔가 정말 가게가 있지 않을 것 같은, 거리 주변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고 주변에 뭐 식당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뭔가 허름한 외관을 하고 있어 솔직히 장사를 하고 계신 줄도 모르는 느낌이랄까. 근데 어느 날 낮에 지나가고 있는데 이 주변에 사람이 모여있었고 그때서야 '저기 뭐지?'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검색해보니 나름 유명한 맛집이었고 거리도 가깝고 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자고 하고 그렇게 발걸음을 돌렸다. 근데 막상 가려고 할 때 영업시간이 안 맞고 그래서 애를 먹다가 이번에 드디어 다녀왔다.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도 있는 곳이니 가실 분들은 미리 알아보고 가시는 것이 좋겠다.

 

건물 내부의 모습은 위와 같다. 밖에서 봤을 땐 그렇게 넓지 않아 보이는데 안에는 생각보다 테이블도 많았고 넓었다. 근데 외관에서 느껴지듯이 내부 역시 전체적으로 막 깔끔하고 쾌적한 느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뭐 지저분하다거나 그런 의미는 절대 아니며, 뭔가 포장마차와 같은 느낌의 부산스러움과 복잡함과 소음 정도는 유지되고 있는 그런 가게였다. 그래도 상당히 안내나 서비스 등을 잘해주셔서 뭔가 덜 복잡하게 느껴진다. 언제 한번 여기도 리뉴얼을 하시지 않을까 싶은 그런 느낌이다. 아무튼 자리에 앉았고 앞서 대기를 하면서 시켜야 할 것들을 정해두었다. 그래서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했다. 나의 경우 식객 허영만 백반기행 방송에 나온 것을 여기에 오고 난 뒤에 알았는데 그런 방송들에 여러 번 노출된 것으로 보아 찾아서 오신 분들도 많겠다 싶다. 난 전혀 몰랐다. 지나가다 사람이 많아서 와보자고 했던 것이라.

 

신촌즉성생우동 가게 메뉴가 많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게 많지도 않다. 일단 우동하나가 신촌, 오뎅, 유부, 김치얼큰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고 계절메뉴인 냉면도 그냥과 비빔, 또 콩국수 정도가 있었다. 돈까스도 치즈, 기본, 고구마 치즈로 나뉘어져 있고 쫄면과 만둣국, 만두 정도가 있겠다. 그냥 전형적인 분식집과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근데 단순 이게 끝이었으면 이 가게가 이렇게 유명해지고 브레이크 타임이 필수일 정도로 대기가 발생하고 사람이 많지 않겠지. 이제 음식을 먹으면서 그 매력을 알아가야 했다. 일단 요즘 이런 감성의 가게를 찾고 있어서 시작부터 기분이 좋긴 했다. 정신없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 정도는 괜찮았고 또 여긴 이런 것이 매력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먼저 주문한 돈까스가 나왔다. 

 

국내산 돼지 등심을 사용하여 만든 돈까스의 경우 솔직히 이런 비쥬얼도 요즘 많이 없다. 이래저래 다양하고 특별한 소스를 활용하거나 두께를 두껍게 하여 소금이나 와사비에 찍어먹기도 하고 나름 고급스러운 요리가 되어가고 있는데, 그런 것도 물론 맛있지만 가끔은 이런 스타일도 너무 좋다. 근데 이제는 오히려 이렇게 파는 가게들이 없어서 오히려 아쉬워지고 있다. 김밥천국도 비쥬얼은 비슷하긴 한데 이런 느낌이 아니다. 그렇게 먹어봤는데 소스부터 튀김, 안에 고기까지 딱 상상한 그 맛이었다. 소스 역시 요즘 핫한 매콤한 스타일이 아니라 적당히 달달하니 담백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물리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고기도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밥과 함께 술술 잘 넘어갔다. 그리고 냉쫄면이 나왔다. 솔직히 이 메뉴까진 안 시켜도 됐었는데 여기 가성비도 괜찮고 뭔가 돈까스와 함께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어 주문했다. 그리고 어떻게 나올지 기대도 됐다.

 

돈까스도 먹고 냉쫄면도 야무지게 비빈 다음에 같이 먹고 그랬다. 냉쫄면의 경우 뭔가 달달한 베이스라기보단 새콤함이 조금 더 강했다. 그리고 좀 묽기가 있는 편이었는데 이거 참 맛을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그냥 일반적인 좀 질퍽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먹어왔던 쫄면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냉이라 얼음이 좀 녹아가면서 그런 것인가? 아무튼 여기 확실히 면발 자체나 돈까스 기본 들어가는 고기나 이런 재료 자체의 퀄리티는 믿을만한 곳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아쉬움 없이 매력적이었다. 약간 믿고 먹는 느낌이랄까. 그렇다 보니 입맛에 안 맞는 부분이 있어도 경험이다 하면서 더 먹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입맛에 안 맞더라도 맛이 없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좀 낯설지만 신기하게, 매력적이게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다. 무엇보다 여기선 메뉴 실패를 하더라도 일단 가격이 착하니까!

 

만약 여기까지의 느낌만 이 가게에서 받았다면 이렇게 기분 좋게 포스팅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에도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근데 대박은 바로 여기 신촌즉석생우동 가게 이름을 딴 우동이었다. 가볍게 '신촌 생우동은 매일 반죽한 탱탱한 면과 천연재료 20가지 이상을 사용하여 육수를 매일 정성스럽게 끓여 만들고 있습니다.'라는 설명만 가게에 안내되어 있어서 그냥 그렇겠지 하면서 먹었다. 심지어 주문한 우동이 나오기 전에 육수를 따로 주시길래 아 그럼 괜히 시켰다 싶었다. 근데 아니었다. 안 시켰으면 큰일날 뻔했다. 여기 우동이 다른 곳들과 아예 다르다. 비쥬얼을 보면 여느 곳과 다를 바가 전혀 없는데 한입 먹어보면 안다. 기본적으로 매콤함과 칼칼함이 살아있다. 아마 이런 우동은 여기 아니면 못 먹어보셨을 것이다. 근데 이게 느끼함도 잡아주고 다른 메뉴들과 조합도 좋고 너무 맛있게 다가왔다.

국물이 이렇게 맑고 뭐 고추나 이런 것들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칼칼하다고 상상할 수 있을까? 근데 정말 육수가 진짜 신기하고 매력적이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포장하셔서 술과 함께 안주 삼아 드셔도 정말 매력적일 것 같달까. 근데 여기가 포장도 하거나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하시겠지? 아무튼 그렇게 계속해서 먹었다. 누구나 다 아는 맛이지만 다른 부분이 확실히 있었고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양도 많고 그래서 여긴 가성비와 양을 모두 잡은, 근래에 방문한 몇 안 되는 가게 중 하나였다. 매번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기만 했는데 역시 등잔불 밑이 어둡다. 웨이팅이 있다는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종종 시간이 나고 뭔가 먹고 싶은 것이 마땅치 않을 때 충분히 단골이 되겠다는 마인드로 들리면 좋을 것 같은 가게다. 무엇보다 부담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 중 하나인 것 같고. 너무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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