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장호항 가면 꼭 들려야 하는 대성호횟집

디프_ 2021. 6. 23. 20:20
우연히 들린 가게지만 단골하고 싶어지는 장호항 대성호횟집

운이 좋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아니면 여전히 날씨 운은 별로라고 표현하는게 맞을지 모르겠다. 바다에서 물놀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비가 오지도 않고 적당히 그늘지고 좋았다. 물론 물이 워낙 차가워서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조금 앉아서 쉬기도 하고 발만 담그긴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놀고 슬슬 점심이나 먹어볼까 싶어서 차를 타고 장호항에 도착했다. 대충 한 10분,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다 가까워서 좋았다. 아무튼 근데 갑자기 비가 슬슬 오더니 주차를 할 때쯤엔 무슨 장맛비처럼 갑자기 소나기가 엄청 내렸다. 그래서 이건 나가기도 애매하고 또 안 나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일단 차 안에 있었다. 아침을 먹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아 그냥 차 안에만 있다가 우산을 쓰고 그냥 근처 스노쿨링하는데 구경이라도 가보자 싶어 나갔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비에 옷이 다 젖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지금은 여행 중이니까!

날씨로 인해 뭐 카약인가. 아무튼 여기 바다 아래서 훤히 보이는 투명 카누가 나름 좋은 관광코스인 것 같은데 비가 와 이날은 운행 중단 상태였다. 그렇게 차 안에 또 있다가 도저히 할 것이 없어 그럼 그냥 뭐라도 먹자 싶었다. 아침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상적이라면 점심을 먹을 시간은 지난 것이니까 배부르더라도 그냥 여행 왔으니 먹자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 일단 내부에서 걸어가기엔 끝에서 끝까지 20분도 더 걸리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면 3분이면 가능했다. 뭐 성수기도 아니고 운전이 불편할 리는 없고 밖엔 비가 오니 차로 이동하는 게 편해서 일단 횟집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어딜 들어갈까 고민했다. 바로 구글링을 해보았고 괜찮은 곳을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그 앞에 주차를 하고 대충 정리를 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호객 행위를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물론 성공할 때도 있었지만 실패한 빈도수가 훨씬 높았다. 그런데 이 근처 다른 가게들과 다르게 내가 이날 방문할 대성호횟집만 별도 호객 행위를 하지 않았고 다른 곳에 가볍게 인사를 한 뒤에 안으로 편하게 들어올 수 있었다.

뭐 어차피 가게들이 다 붙어있어서 같은 고기를 취급할 테지만 그래도 그냥 발견한 리뷰도 괜찮았고 첫 스타트도 좋아서 나름 잘 찾았나 싶은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광어 우럭 세트로 5만 원 짜리였나 6만 원 짜리였나. 아무튼 그렇게 바로 주문을 했다. 매운탕도 공짜로 나오고 뭐 서비스도 챙겨주시고 그랬다. 나중엔 식혜도 직접 만드신 것이라고 주셨는데 너무 시원해서 맛있고 달달해서 내 스타일이었다. 아무튼 이래저래 시작이 좋았고 스끼다시를 좀 즐기며 메인을 기다렸다. 가격이 시가인 것들도 많고 모둠회는 못 먹는 메뉴들이 많아 이렇게 단일 메뉴로 주문했는데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밑반찬에 멍게부터 해서 소라, 생선 구이 등등 다양하게 나와 이미 이런저런 맛들은 볼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모둠회가 필요 없었다. 물론 그것을 경험해보면 더 확실히 말할 수 있겠지만 일단 내 입맛 스타일엔 이렇게 심플한 것이 맞았다. 원산지를 살펴보니 광어, 우럭, 돔, 도다리, 복어, 방어, 쥐치, 문어, 오징어, 대게, 조개, 멍게, 숭어 등 모두 국내산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그리고 쌀, 김치, 고춧가루 역시 모두 국내산!

 

주문하면 바로 회를 떠주시는 것인지 밑반찬이 나오고 좀 시간이 지나서야 횟감이 나왔다. 그래서 그동안 충분히 밑반찬들을 즐길 수 있었다. 아 근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멍게나 굴 등 물컹물컹한 스타일은 잘 못 먹는 편이다. 근데 여기선 왠지 먹어보고 싶었다. 뭔가 맛집스럽기도 하고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멍게를 도전해봤는데 우선 비린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물론 그 바다향이 나긴 했는데 역하거나 그럴 정돈 아니었고 식감도 적당히 괜찮았다. 내가 낯설어서 잘 못 먹는 것이지 드시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시겠다 싶었다. 물론 난 아직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지만. 이런 밑반찬 구성이 괜찮으니 소주를 드시는 분들은 여러 번 리필해서 드시더라도 잘 먹을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근데 리필이 될진 모르겠다. 안 해봐서! 샐러드도 좋고 계란도 좋고 호박도 괜찮고 그냥 다 좋았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괜히 삼척 장호항 바다 옆에서 먹으니 더 신선하게 느껴지고 풍미도 더 사는 기분이 들었다. 대성호횟집 맛집 맞았나? 정말 나름 급하게 들어온 곳인데!

아마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은 것이기 때문에 더욱더 나름 객관적으로 맛 평가를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비주얼을 살펴보면 뭐가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포스팅한 을왕리 포장과 비교하면 거기가 1점이라면 여긴 10점 만점에 10점이겠다. 금액 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데 밑반찬부터 메인을 압도하니 비교할 수 없겠다. 솔직히 이 가게 때문에 이 지역 자체를 또 오고 싶기도 하다. 앞서 말씀드린 식혜처럼 사장님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솔직히 이런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에 오면 손해를 본다거나 가격이 비싸다거나 이런 상처들을 받을 수도 있는데 머무르는 내내 너무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오히려 인간미가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이날 대망의 메인 광어와 우럭이 나왔다. 와 처음 보고 양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배고픈 상태면 모르겠지만 배가 조금 부른 상태였고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조금 더 많아 보이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근데 두께 역시 얇은 것도 아니고 두툼한 상태고 저 지느러미라고 해야 하나. 쫄깃쫄깃한 부분들도 많이 담아주셨고. 그냥 맛이 없을 수가 없어 보였다. 배도 적당히 잘 부를 것 같고!

두께가 너무 얇으면 식감이 잘 안 살 것 같고 너무 두꺼우면 그 물컹물컹함 때문에 좀 먹기 불편할 것 같았는데 적당한 두께여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처음엔 그냥 먹고 나중엔 쌈도 싸 먹고 그랬다. 솔직히 입맛이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라 신선하다거나 뭔가 특별히 다르다거나 그런 것들을 캐치를 잘 못하는 편이긴 한데 너무 신선하고 탱탱하고 맛있었다. 예전에 어릴 때 친구들이랑 바다에 가서 회 떠달라고 직접 횟감도 고르고 했는데 결국 냉동을 받았던, 사기당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에 비하면 정말 지금 많이 발전했다. 이렇게 좋은 곳도 찾아오고! 개인적으로 강화도 쪽에 괜찮은 맛집을 하나 알아뒀는데 여긴 거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거의 비슷한 레벨! 물론 강화도는 종종 찾아가도 여긴 찾아오기 힘들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급하게 찾은 것에 비하면 너무나 괜찮은 퀄리티였다. 역시 이렇게 가게가 모여있다고 해서 아무 데나 갈 것이 아니라 고르고 오는 것이 좋아 보인다. 물론 다른 가게들이 어떨지, 더 좋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먹는 여기 장호항 대성호횟집 퀄리티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묵은지에 올려서 마늘 쌈장과 함께 먹기도 하고 간장이랑도 먹었다. 물론 나에게 메인은 초장이었지만! 개인적으로 회를 먹을 때 간장에 먹어야 먹을 줄 아는 것이고 초장에 먹으면 초장 맛으로 먹는 것이라고 한다. 근데 난 그 초장 맛이 좋은가보다. 초장도 처음에 금방 사라지고 나중엔 회만 남게 되는데 결국 회 맛이 좋아야 초장에 찍어먹어도 맛있는 것이니까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간장에 먹어야 더 향이나 이런 것들을 잘 느낄 수 있다는 것엔 동의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잘 안 맞더라. 고기를 먹을 때는 상추쌈을 잘 안 즐기지만 회를 먹을 땐 이렇게 또 쌈을 잘 즐긴다. 뭔가 중간에 물릴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한 번씩 싸서 먹으면 리프레쉬도 되고 입맛도 돌고 그런달까.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좀 다양한 느낌이다. 그리고 아무리 배가 고팠다곤 하나 확실히 양이 괜찮은 편이었다. 음료도 뭘 먹은 지 모르겠지만 마셨고 뭐 이것저것 했는데 총 가격은 72,000원이 나왔다. 저렴하다곤 볼 순 없으나 퀄리티에 비해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가성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 이쪽을 방문한다면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였고 내가 만약 다시 삼척에 놀러 온다면 무조건 재방문할 생각이 있는 그런 가게다.

아 그리고 매운탕 종류를 선택할 때 빨갛게 할 것인지 아니면 하얀색의 지리 스타일로 할 것인지 정할 수 있는 가게들이 있다. 물론 안 되는 곳도 있더라. 근데 여긴 하얗게 끓일 수 있는 지리 스타일이 가능했고 그렇게 요청드렸다. 이 부분만 봐도 확실히 내가 고른 횟감으로 하나하나 놓침 없이 챙겨주시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정확한 근거는 없다. 그냥 내 생각이다. 그리고 여태까지 빨간 매운탕 스타일만 즐겼는데 이 지리 스타일도 여러 번 먹어보니 오히려 속도 달래주고 깊은 맛도 더 잘 나는 것 같고 간장에 찍어먹는 회처럼 뭔가 본연의 맛을 더 잘 살려내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살코기도 실하고 아주 시원한 맛을 내었다. 물론 배가 불러서 공깃밥을 하나 해치우진 못하고 국물만 즐기긴 했지만 너무나도 괜찮은 마무리였다. 뭔가 건강하고 좋은 것을 먹는데 탄산을 마시면 안 될 것 같은 맛이랄까. 아까 회를 먹으면서 환타 하나를 주문했었는데 괜히 주문했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매운탕이었다. 이게 지금 내가 너무 칭찬만 하는 것 같은데 혹시 사진이랑 가격을 보시고 티스토리 이웃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 남겨주시면 좋겠다. 이 메뉴는 아직 개인적으로 좀 생소한 분야라 잘 못 볼 수도 있는 것이니까!

 

연차를 써서 놀러 온 여행지 삼척, 비록 식사 중에 회사 관련 전화가 와서 잠시 업무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여기 대성호횟집 장호항 맛집에서 행복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너무 괜찮았다. 아쉬운 것은 배가 좀 부른 상태로 즐겼다는 것. 아마 배고픈 상태에서 먹었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신선해서 너무 좋았고! 아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원래 물회를 도전해볼 생각이었다. 근데 첫날 가려던 곳이 문을 닫았고 또 기회를 노리다 보니 다른 먹을 것들이 있어 선택이 쉽지가 않았다. 뭔가 첫 도전이라 배고픈 상태에서 다른 메인급들을 제외하고 먹기엔 좀 리스크가 있었다. 근데 여기서 식사를 하는데 건너편 테이블에서 물회 너무 맛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바로 주문을 해볼까 싶었다. 근데 기존에도 너무 배불러 남기고 있는데 물회까지 그냥 경험해본다는 마인드로 주문하기엔 너무 사치처럼 느껴졌다. 사장님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슬프지만 물회를 포기했었는데 아마 여기서 아니면 안 먹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냥 먹지 않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래서 난 여기 무조건 물회라도 먹어보러 가야 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재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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