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유럽 포르투갈

호카곶(cabo da roca) 유럽의 땅끝을 다녀오다.

디프_ 2018. 6. 6. 23:45

호카곶(cabo da roca) 유럽의 땅끝을 다녀오다.

 

 

 

 

처음 리스본을 가기로 했을 때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이 호카곶이다. 유럽의 땅끝이라 불리며 '육지가 끝나는 곳이고, 그리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말이 나에게 너무 멋있게 다가왔다. 이 cabo da roca를 드디어 다녀왔다.

 

 

 

 

버스정류장은 아까 무어성을 가기 위해 탔었던 피자헛 앞 버스 정류장이 아닌, 역 쪽으로 좀만 걸어오면 보이는 곳에 있다. 표지판을 보면 403 버스의 목적지가 cabo da roca라고 쓰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버스시간표를 통해 막차가 몇 시에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호카곶엔 머무를 숙소가 딱히 없기도 하고 1시간 정도만 둘러봐도 충분하다. 현재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굳이 오래 머무르다 돌아오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안 되겠다.

 

 

 

 

그렇게 유럽의 땅끝에 도착했다. 그리고 여기 버스 시간표가 나와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일몰이 그렇게 장관이라고 한다.

 

이 사진은 역광이기 때문에 그냥 어둡게 나온 것인데, 시간을 잘 맞춰서 일몰을 보고 오는 것이 좋겠다. 나는 아주 어설프게 봤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도 사람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서서 오느라 상당히 피곤했다. 도착하니 워낙 공간이 넓어 사람이 밀집해있다는 느낌이 크게 들진 않았지만, 사람은 많았다.

 

 

 

 

사실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어야겠다 하고 일부러 비슷한 톤의 면바지를 입고 왔다. 그래서 다른 곳들보다 사진을 실컷 찍었다.

 

햇빛이 워낙 강렬해 피부가 타는 것 같았지만 그냥 끝없이 펼쳐진 눈앞을 선글라스를 끼고 바라봤다. 뭔가 가슴 벅찬 감정이 차오르진 않았지만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다.

 

 

 

 

떨어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처럼 경사가 가팔랐다. 그에 비해 별다른 안전장치는 없었다. 조심해야겠다.

 

 

 

 

울타리 건너편이긴 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길도 나있고, 이미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나도 건너가 보았다.

 

 

 

 

여기가 최고였다. 정말 여길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다. 그래서 동영상으로도 담아봤으니 꼭 한번 봐보셨으면 좋겠다. 이런 경관은 어딜 가도 쉽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아직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안 가봤는데 이 호카곶에 오기 전에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겠지 하며 왔었다. 그랜드캐년은 안 가보고 친구들의 사진만 봐서 대충은 아는데, 막상 한 곳을 보고나니 그 느낌이 왠지 전혀 다를 것 같다.

 

 

 

 

배 하나, 섬 하나 없는 저 끝을 멍하니 바라봤다. 지구는 둥글다하지만 저 건너편에, 아니면 심해 속에는 인간이 모르는 뭐가 있을지 궁금했다.

 

지구 하나만 해도 이런 감정이 드는데 우주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그 허탈함은 정말 상상이 가질 않는다.

 

 

 

 

cabo da roca에 왔을 때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었다.

 

그중 한 문장이 '유럽의 땅끝이라는 곳에 와서 돗자리 펴고 앉아 뽀뽀하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커플은 전생에 얼마나 착했을까'라는 글인데, 커플 여행을 온 친구들을 보고 적은 글이었다. 둘이 온 것도 대단한데 친구와 같이 커플 여행을 오다니.. 어떻게 저게 가능한지 신기했다. 그리고 부러웠다.

 

좋은 것을 보면 봐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이 좋은 것을 누군가와 공유하지 못한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슬플 때가 있다. 여기서 딱 그런 감정이 들었다.

 

 

 

 

신트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정해진 시간에 버스 한 대가 왔었는데 물어보니 거길로 가는 방향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그다음 버스를 탔다. 무언가를 타기 전에 그냥 무작정 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타는 것이 좋겠다. 시간에 맞춰왔다 하더라도 다른 버스일 수도 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딱 하나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유료였다.

 

그리고 여기서 5.4유로를 주고 최서단 도착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사실 오기 전에만 해도 무조건 받아야겠다 싶었는데 막상 그 의미가 클 것 같지 않아 구매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아까 처음 신트라에 도착했던 역으로 돌아와 리스본 로시우역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다. 전광판을 보면 7시 10분에 출발한다고 나와 있다.

 

 

 

 

정확히 7시 10분에 기차는 출발했고 40분이 걸려 7시 50분에 리스본으로 돌아왔다. 참 많은 곳을 돌아다닌 하루였지만, 평생 못 잊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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