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정에 대한 이야기

[Diaspora : 흩어진 사람들] 짙은 - 해바라기

디프_ 2018. 2. 11. 00:46

[Diaspora : 흩어진 사람들] 짙은 - 해바라기

 

 

 

 

저번 짙은 - 잘 지내자, 우리에 이어 오랜만에 노래에 관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 역시 짙은의 노래인데 바로 [Diaspora : 흩어진 사람들] 프로젝트의 해바라기라는 곡이다. 이 노래 역시 유투브의 자동재생을 통해 우연히 듣게 되었다. 사실 잘 지내자, 우리라는 곡을 듣고 이 가수의 노래를 다 찾아 들어보았는데 이 노래 말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왜 비슷한 느낌이 없지 하고 포기했었는데 우연히 이 노래를 찾아 듣게 되었다.

 

정말 좋았다. 사실 한 두 달 전부터 이 노래만 주구장창 듣고 있다. 뮤직비디오부터 해서 가사까지 정말 좋다. 딱 내가 좋아하는 색감, 분위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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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하늘은 섧은 어둠으로 빛나고

뛰어 놀던 어린 친구들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

 

공원엔 바람이 갈대숲을 산책하는데

어디로 난 고갤 숙여야

몸을 피할 수 있는 걸까

 

알아

너의 정원엔 그 어떤 꽃들도

자랄 수 없다는 것도

이젠 품어보지 못한 마음

그늘에 두고 떠나는 걸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하루에 몇 번을 너를 위해서 날 바꿔도

한순간도 머무르지는 못해

이 평안함이라는 건

 

알아

너의 책장엔 그 어떤 글귀도

남아있지 않다는 걸

이젠 물어보지 못한 마음

구석에 두고 떠나는 걸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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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이 뮤직비디오만 본다면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나도 댓글을 읽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가끔 어떤 글을 읽거나 노래를 들을 때 '진짜 이런 표현은 어떤 생각을 해야 나올 수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한때 이런 능력을 나도 갖고 싶어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살아온 방식이 이런데 하루아침에 바뀌겠나..

 

이 노래에선 '공원엔 바람이 갈대숲을 산책하는데 어디로 난 고갤 숙여야 몸을 피할 수 있는 걸까' 라는 표현과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이 부분이 자꾸 머리에 맴돌았다. 사실 두 번째 문장은 어떤 의미인지 아직 정확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그래도 자꾸 곱씹게 된다.

 

내 편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좋은 일을 넘어서 참 행복한 일이다. 이 행복이 한순간에 불행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내가 연애하고 싶다는 감정이 생길 때는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다. 누가 뭐라고 하든, 무엇을 들었든 그냥 내 말만 믿고 나만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 사실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부터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근데 이 부분이 한두 살 더 먹어감에 따라 점점 힘들게 느껴진다. 나만의 착각이려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 온전히 마음과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 장애물이 하나둘 늘어가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보고 듣는 것은 많아지고 따져야 할 것은 점점 늘어가고. 이게 기대치가 높아진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지금 시기에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내 자신이 알아서 오히려 그 부분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은 원래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싶어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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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다 해서 그 사람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생각은 하지만 그냥 그 순간을 추억으로 묻어두는 것, 그냥 그때의 나는 그랬었지하며 살짝 미소지을 수 있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살아가기엔 이 젊음이, 나의 마음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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